LG 신화창조 연암 구인회…'독립군 든든한 자금줄'

[미디어펜=김세헌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아 기업가로선 유일하게 독립운동에 기여했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일화가 다시금 세간에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시절이었던 1942년 7월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진주에서 ‘구인상회’라는 포목상을 경영하고 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당시 ‘백산상회’를 경영하며 임시정부를 후원하던 독립 운동계의 거물인 백산 안희제 선생을 만나게 된다. 유림 사회를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던 안희제’ 선생은 고명한 학자인 안효제 교리의 친척 동생이기도 했다.

   
▲ 구인회 LG 창업회장 / LG그룹 제공

일찍이 구인회 창업회장의 조부인 만회공은 안효제 교리와 한양에서 같이 지낸 인연으로 친분을 가지고 있었다. 안 교리가 만회공을 만나러 올 때마다 ‘백산 안희제’ 선생 또한 함께 왔었기 때문에 소년기의 구인회 창업회장과 수차례 만난 일이 있었다.

당시 신병 치료 차 귀국했던 ‘백산 안희제’ 선생은 치료를 마치고 다시 만주로 돌아가기 전 거액의 독립운동 자금을 조성하라는 밀명을 받고 있었다. 이에 구인회 창업회장에게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위한 자금 1만원을 지원해 줄 것을 부탁했던 것이다.

1만원이라는 자금은 당시 구인회 창업회장의 처지로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더욱이 당시 독립운동 자금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목숨을 주고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과 마찬가지였다. 일제로부터 지명수배를 받고 있던 이에게 독립자금을 지원한 일을 만에 하나 일제가 알게 된다면 사업기반은 물론이고 집안까지 풍비박산이 날 것을 각오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구인회 창업회장은 ‘나라를 되찾고 겨레를 살리자는 구국의 청에 힘을 보태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돕는 일’이라는 사명 아래 위험을 무릅쓰고 1만원의 독립 자금을 희사했다.

여기엔 구인회 창업회장의 부친인 춘강 구재서 공이 1930년경 의령 출신의 독립운동가 ‘일정 구여순’ 선생을 통해 상해임시정부의 김구 선생에게 일화 5000원을 기탁하도록 했던 일 또한 힘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후 3년 뒤인 1945년 8월 우리나라는 일제 치하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았다. 비록 백산 선생은 일제 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1943년에 숨을 거뒀지만, 당시 백산 선생이 국내에서 모금해 중경 임시정부에 보낸 자금은 20여만원으로 우리나라의 독립에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 1961년 국내 최초 국산화 한 자동전화기(모델명GS-1)로 시험통화하고 있는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모습. / LG그룹 제공

LG하우시스, 중경 임시정부 청사복원 후원…구인회 정신 잇는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현재 LG는 최근 LG하우시스가 ‘중경 임시정부 청사’를 복원하는 사업을 펼치며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이달 초 국가보훈처와 손잡고 대한민국의 마지막 임시정부 청사인 ‘중경 임시정부 청사’를 복원하는 사업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중경 임시정부 청사 복원사업’은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독립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역사의식을 고취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민·관 협업 사업 가운데 하나다. LG하우시스는 이 사업에 참여해 공사비 및 개보수에 필요한 건축자재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경 임시정부 청사’는 중국에서 27년 동안 독립운동을 펼쳐왔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로, 해방되던 해인 1945년 1월부터 9월까지 사용된 뒤 폐쇄되어 오다 지난 1995년에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특히 외무부, 재무부, 국무위원 회의실 등 당시 임시정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징심정려 (澄心靜慮)’라는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등이 남아 있어 역사적으로도 그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그동안 시설물과 전시물이 많이 낡았고 최근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방문객이 많아져 이번에 새롭게 복원 공사를 진행해 약 3개월간의 시설 개보수 및 전시실 리뉴얼 등을 통해 11월 중순 재개관 할 예정이다.

LG하우시스는 이번 복원사업에 이어 향후에도 국가보훈처와 함께 국내 독립운동 관련 시설 및 국가유공자 주거환경 개보수 지원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우리 역사 지킴이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