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9일 당대표직 사퇴…영상메시지로 대선 출마 의지·각오 밝힐 듯
민주당, 경선관리위원장에 4선 박범계 임명…내달 4일 후보 선출 유력
당내 경제성장전략위원회 확대 개편…李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16일 출범
[미디어펜=진현우 기자]9일 당대표직을 사퇴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0일 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발표한다. 

경선을 관리할 기구의 윤곽을 갖춰졌고 당내 대선 공약개발조직으로 분류되는 경제성장전략위원회(경제성장위) 역시 이날 확대 개편되는 등 조기 대선을 앞둔 민주당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재명 경선후보는 10일 오전 10시 출마 선언 영상 메시지를 공개한다"며 "(메시지에는) 대통령선거 출마에 대한  후보의 의지와 각오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출마 선언 메시지는 한 OTT 플랫폼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풍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 기획은 이 전 대표 참모들이 진행했고 전문 영상제작팀이 제작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가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발언 영상을 보고 있다. 2025.4.9./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에는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을 발표하고 자신의 캠프 인선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캠프에는 윤호중 의원이 선거대책위원장을, 강훈식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두 인물은 계파색이 옅은 편이어서 '통합'에 방점을 찍은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박수현·한병도 의원 등도 이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제100차 최고위원회의를 끝으로 대표직을 사퇴했다. 이 전 대표는 "위대한 국민들의 힘으로 다시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국민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다. 3년간 당대표로서 나름 성과 있게 재임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겪는 이 어려움도 우리 국민이 과거의 역경을 이겨낸 위대한 DNA를 발휘해 빠른 시간 내에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며 "나도 그 역정(驛程)에 함께 하겠다"고 대선 출마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당대표직을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향후 당내 경선 관리와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게 된다.

민주당은 당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을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장에 4선 중진 박범계 의원을 내정하고 부위원장에는 3선 김정호 의원과 재선 임오경 의원이 내정됐다. 이들은 이날 오후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서 선임 안건이 의결되면 공식 업무에 돌입하고 오는 10일 선관위 첫 회의를 가진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예비 후보 등록을 시작한 후 약 2주 동안 전국 순회 경선에 이어 늦어도 다음 달 4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 공약을 개발하기 위한 기구 정비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박물관에서 경제성장위를 확대·개편하는 행사를 열었다.

경제성장위는 이언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미래성장비전 △외교‧통상‧산업 △K-방위산업 △에너지 △금융혁신 등 18개 중앙정책 분과와 17개 광역자치단체, 지역상공회의소, 기초단위지역조직 등으로 구성된 지역경제조직으로 운영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4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권 도전을 위해 당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5.4.9./사진=연합뉴스
주요 분과장으로는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 홍기원 의원이 외교‧통상‧산업 분과의 공동분과장을 맡게 되고 민홍철 의원,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이 K-방위산업 공동 분과장, 이규연 전 JTBC 사장이 사회통합전략 분과장을 맡게 된다.

특히 '탈원전(원자력발전소)'을 통한 탄소중립을 주장하는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에너지 분과장으로 임명된 것이 눈길을 끈다.  정 전 사장은 해외 원전 수출 사업은 확대하는 대신 노후 원전을 중심으로 국내 원전을 점차 감축하는 정책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이른바 '우클릭' 행보의 일환으로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한빛원전이 위치한 영광군 군수 재선거 유세 도중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가동 중인 원전을 멈추거나 재가동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당내 조직과는 별개로 이 대표 측의 정책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은 오는 16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성장과 통합' 상임 공동대표에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와 허민 전남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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