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선관위원장 "한덕수 꽃가마 없다"…추대 가능성 일축
"흥행 위한 '도구'의 길 선택 안할 것"…韓 출마 가능성 불투명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에서 10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권한대행 차출설에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다만 이들은 한 권한대행이 출마하기 위해서는 ‘경선 참여’가 우선이라며 특혜나 추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마땅한 이재명 대항마 없어 15룡·20룡 비상…韓 차출은 ‘영끌’ 전략

한 권한대행 차출설 배경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할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에 한 권한대행 차출은 단 1%의 승리 가능성이 있다면 동원해 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는 15명을 초과할 것으로 관측됐다. 후보 난립 현상은 뚜렷한 인물이 없기 때문으로, ‘물량 공세’로 일말 가능성이라도 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한 권한대행 출마를 종용하는 것 또한 경선 흥행 등을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친윤계 A의원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한 권한대행 차출에 대해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승리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에 한 권한대행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출마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호남지역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4.10/사진=연합뉴스

비윤계인 B의원은 “국민적인 관심을 끌 수 있는 여러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 참여해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 권한대행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한 권한대행이 경선 없이 ‘추대’되거나, 경선 과정을 일부 생략하는 ‘특혜’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A의원은 한 권한대행 추대설에 대해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대가 이뤄진다면 잡음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잡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한 권한대행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 권한대행의 경선 참여를 촉구했다.

B의원 또한 “다른 사람들은 경선을 왜 하겠나. 추대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면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 당에 도움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 출마하겠다는 것은 당에도 도움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에게 ‘특혜’는 일절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덕수 꽃가마는 없다”면서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한덕수, 대선 출마설 일축하지만 불출마 선언은 안 해 소문 무성

한 권한대행은 앞서 차출설이 제기되자 “대선의 ㄷ자도 꺼내지 말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이 결정된 이날에도 불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소문만 무성해지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해 기획에 돌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 권한대행이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 추대를 위한 밑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소문은 무성하지만, 결과적으로 한 권한대행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평가된다. 경선을 거치지 않을 경우 ‘정당성’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 출마설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은 추대를 원하겠지만 정치적 자산이 큰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선에 참여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도 경선을 거쳤다”면서 “한 권한대행이 경선을 하지 않고 출마한다면 냉정하게 우리가 추대하거나 또는 단일화를 해야 할 만큼 한 권한대행이 가진 명분과 영향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따라서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5일까지 출마를 선언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인 5월 4일 전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하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지만, 한 권한대행이 국정 공백이라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흥행을 위한 ‘도구’의 길을 택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을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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