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주요 대선후보들이 출마선언 이후 중도층 공략을 목표로 한 첫 공개행보에 나서 주목된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 기업을 찾아 100조원 AI 투자 공약을 내놓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출마선언을 공항에서 한 뒤 곧바로 미국을 방문해 관세 외교에 나서면서 '경제통' 이미지 부각에 나섰다.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는 차기 대통령 집무실의 서울·세종 병행 사용을 제안하면서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강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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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백준호 대표에게 서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4.1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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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대표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를 찾았다. 이 전 대표는 "(우리나라의) AI 분야가 계속 뒤쳐지고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퓨리오사는 그렇지 않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국가공동체가 어떻게 AI 사회에 대비해나갈지를 한 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자신의 SNS에 "K-이니셔티브에 있어 K-AI가 필수인 까닭"이라며 AI 분야 세계 3대 강국을 달성하기 위한 공약을 직접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제 추격 국가가 아니라 첨단과학 기술로 세계의 미래를 설계하고 글로벌 질서와 문명을 이끄는 선도 국가여야 한다"며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 정부가 민간 투자의 마중물이 돼 AI 관련 예산을 선진국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액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명무실했던 대통령 직속 기구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내실있게 강화해 본격적인 K-AI 시대를 다지겠다"며 "기술자, 연구자, 투자기업과 정부의 협력을 대통령인 위원장이 직접 살피는 명실상부한 중심 기구로 재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를 조성해 글로벌 AI 허브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글로벌 AI 공동투자기금을 조성하고, 협력국 간 공용으로 사용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AI 인재 양성을 위해 'STEM'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도 밝혔다. 'STEM' 프로그램이란 과학·기술·공학·수학(Science·Tecnology·Engineering·Mathematics) 교육의 영문 약칭으로 이 전 대표는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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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랜싱 주정부청사에서 휘트머 주지사와 면담을 마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4.11./사진=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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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의 유력한 대항마 중 한 명인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 미국 출장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이후 김 지사는 2박4일간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미시간주(州)를 방문해 이른바 '관세외교'에 나서며 '경제 9단' 이미지 강조에 나섰다.
김 지사는 미국 출장 중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과 회동에 나서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5% 수준의 자동차 부품 관세 공동대응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고 한국 부품기업과 미시간주 소재 완성차 3사(GM·포드·스텔라티스) 간 대화 채널을 개설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올해 경기도 주최로 미시간주에서 개최되는 '미래 모빌리티 테크쇼'에 미국 완성차 기업이 참여하는데에도 합의했다.
이후 김 지사는 13일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난 경제의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며 "이론, 또 실제도 대한민국 경제 운영을 책임졌으며 IMF 위기, 국제 금융 위기 등을 극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제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지사는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청년 공감 콘서트'를 가지며 21대 대선에서 핵심 유권자로 꼽히는 청년 세대와의 소통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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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4.1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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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는 전날 세종특별자치시청에서 출마 선언을 한 것에 이어 이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집권 시 서울과 세종에 대통령집무실을 동시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향후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을 위해 일단 대통령실의 서울·세종 병행 운영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미다.
김 전 지사는 "용산 대통령실을 단 하루도 사용해선 안 된다"며 "서울은 우선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청와대로 돌아가거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이용할 수 있고 세종은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확대하거나 총리 집무실을 임시 집무실로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전날 출마 선언에서도 "대통령실을 세종으로 옮기는 것은 단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중심의 구조적 개편"이라며 "지방분권의 헌법적인 명문화가 병행될 때 진정한 행정수도 완성과 권력 분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종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신행정수도 대상으로 선정했던 지역이었는데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던 김 전 지사가 고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세종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해 지방분권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 전 지사는 대통령실 서울·세종 병행 운영 이외에도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5대 메가시티' 중심으로 초광역 자치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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