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실적이 크게 증가했지만, 역대 최고를 기록한 부채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에서 심사 중인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하 전세사기특별법)이 2년 연장되면 부채는 더욱 불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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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경./사진=LH |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매출액 15조572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13조8840억 원)보다 1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404억 원으로 전년(437억 원) 대비 678.9%나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7608억 원으로 전년(5158억 원) 대비 47.5% 늘었다.
이로써 2023년 급감했던 영업이익이 반등에 성공하며 수익성 회복 추세를 보였다. LH의 영업이익은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2022년 1조8128억 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2023년에는 437억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한 셈이다. 이는 매출이익률이 높은 공동주택용지 등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실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부채가 불어나면서 재무 관리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LH의 지난해 총부채는 160조1055억 원으로 1년 새 7조2000억 원가량 늘었다. LH의 총부채는 2021년 138조9000억 원, 2022년 146조6000억 원, 2023년 152조9000억 원 등으로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잠재적 재무 부담을 주는 장기차입금 의존도도 2019년 32.4%, 2020년 34.4%, 2021년 35.2%, 2022년 35.3%, 2023년 36.6%, 지난해 상반기 35.8% 등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 임대주택 수 증가와 정부의 대규모 공공주택 사업이 LH의 재무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LH의 사업 구조상 토지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임대주택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이지만, 지난 몇 년간 부동산 및 건설경기 불황으로 건설사들이 신규사업을 줄이면서 LH가 판매하는 토지 구입이 크게 줄었다.
LH는 이에 대해 "부채는 사업 운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악성 부채가 아니라 임대주택이나 택지 등 정책수행 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건전한 부채"라며 "또한 부채 중 62조7000억 원은 분양선수금, 임차인 보증금으로 이자를 부담하지 않는 회계상 부채"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사기특별법 2년 연장이 확정되면 LH의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심사한다.
문제는 LH가 전세사기 주택 매입 비용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여파로 LH 부채가 오는 2028년 236조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조기 대선에 따른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저소득층 및 청년 임대 주택 확대 등으로 LH의 재정 부담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도 있어 부채 관리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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