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중국해 해상에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이 주변의 항행권을 놓고 미국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 27일 중국이 영해로 간주하는 남중국해 인공섬에서 12해리 안쪽 해역에 미군 군함을 진입시켰고, 앞으로 군함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경우 우리의 입장이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 정부도 외교적 목소리를 내달라’는 주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이 문제에서 미국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제3국간 영토분쟁에 대해선 일관되게 자신들은 입장이 없다고 하는 점을 원칙으로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번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당사국인 동남아국가연합, 아세안의 상당수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데 직접 당사국도 아닌 한국이 앞장서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정부가 해온 것처럼 무대응의 대응이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현재 미국은 그 인공섬을 어느 국가가 소유하든 절대 영토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12해리 이내로 진입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런 연장선에서 본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입장이 없다는 것을 한 방법으로 내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교수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 상황에 대해 “미국은 앞으로 일본까지 끌어들여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상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중국은 미국이 일본까지 끌어들인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아예 인공섬을 군사기지로 전환시키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군함 파견의 경우 일본이 사전에 중국에 귀띔해서 미중 양국이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검토를 거치고 대응한 일종의 정치적 쇼일 가능성도 많다”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은 첫째,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이나 일본, 대만, 동맹은 아니지만 베트남 등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와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 둘째,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배려로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결국 이번에 미중 양국은 서로 명분과 실리를 교환한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미국이나 중국 모두 상대방의 의지를 시험하는 단계이어서 우리로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