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대표팀이 아쉽게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했고,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7일 밤 11시(한국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개최국 사우디를 상대로 전후반을 1-1로 비겼다. 연장전 없이 곧바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하며 한국의 결승행은 좌절됐다.

한국은 전반 45분 터진 오하람(전남드래곤즈 U18)의 선제골로 계속 리드를 이어갔으나 후반 추가시간이 끝날 무렵 페널티킥 골을 내줬고, 승부차기에서 실축이 이어지며 정상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 오하람(왼쪽에서 두번째)이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승부차기끼지 간 끝에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박서준(대전하나시티즌 U18)이 최전방에서 상대 골문을 노렸고, 오하람과 김은성(대동세무고)이 양 측면에 포진했다. 중원은 김예건(전북현대 U18)-진건영(안산FC U18)-박병찬(대전하나시티즌 U18)으로 구축했다. 수비진은 김민찬(울산HD U18)-구현빈(인천유나이티드 U18)-정희섭(전북현대 U18)-임예찬(인천유나이티드 U18)으로 꾸렸으며 골문은 박도훈(대구FCU 18)이 지켰다.

8강에서 일본을 꺾고 올라온 사우디는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 약점을 보였다. 특히 사우디가 공중볼 경합에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자 한국은 이런 부분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전반 중반 두 차례 얻은 코너킥에서는 측면 수비수 김민찬이 골대 근처로 예리한 킥을 보내며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국의 선제골도 공중볼 상황 후 나왔다. 전반 45분 진건영의 프리킥을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김예건이 받아 문전으로 차올렸다. 사우디 수비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볼을 침투해 들어간 오하람이 슈팅했다. 상대 골키퍼에 막혀 흘러나왔으나 오하람이 달려들며 재차 오른발로 차 넣었다.

후반 들어 사우디가 만회를 위해 맹공을 퍼붓자 한국 선수들은 다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사우디의 프리킥 상황에서 위협적인 헤더를 허용하고, 백패스 미스로 공을 빼앗겨 큰 위기를 맞을 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몇 차례 위기를 겪긴 했지만 한국은 실점 없이 잘 버텨나갔다. 후반 39분 김은성이 골문 바로 앞에서 좋은 찬스를 잡았으나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추가골을 넣지 못한 것이 찜찜했다.

   
▲ 사우디아라비아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 동점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동점 허용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AFC U-17 아시안컵 홈페이지


9분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도 거의 다 흘러 한국의 결승 진출이 눈앞에 왔을 때 너무나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사우디의 마지막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의 헤더 슛을 골키퍼 박도훈이 막아냈다. 흘러나온 볼이 상대 선수에게로 향하자 박도훈이 저지하려고 태클한 것이 파울로 선언됐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아부바커 사이드가 침착하게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한국은 통한의 막판 동점 허용으로 승부차기에 운명을 걸어야 했다. 선축에 나선 한국은 1번 키커 나선 김지성만 골을 성공시켰고 2~4번 키커 3명이 잇따라 실축하거나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사우디는 3번 키커를 제외한 세 명이 모두 골을 성공시키켜 4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한국의 탈락, 사우디의 결승 진출이었다.

사우디는 북한을 3-0으로 꺾고 결승에 오른 우즈베키스탄과 만나 우승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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