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종전 협상 철수 경고 하루만에 나와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활절(4월 20일)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인 일시 휴전을 선언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30시간 동안의 일시 휴전이 종전 논의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크렘린궁은 19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이 오늘 오후 6시부터 일요일 밤 12시까지 부활절 휴전을 선언했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이번 휴전은 인도주의적 고려로 결정했으며 해당 기간 모든 군사 행동은 중단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모범에 따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3년에도 러시아 정교회 크리스마스인 1월 7일을 앞두고 36시간의 일시 휴전을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일시 휴전 선언에 대해 CNN방송은 러시아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자신들이 종전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의 휴전 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상대로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 중 한쪽이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면 우리는 (중재 역할을) 사양하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부활절을 맞아 우크라나이에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다./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미국의 중재로 '부분 휴전'에 동의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협상 테이블에 마주할 수 없다는 등 계속해서 선결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미국은 러시아가 사실상 휴전을 거부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경고장을 날리자 러시아가 부활절 휴전을 통해 트럼프 달래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푸틴의 이번 선언은 미국이 발을 빼려는 것을 막고 자신을 평화를 가장 절실히 원하는 리더로 포장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휴전 선언이 시간 실제 교전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양측 모두가 상대를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각인시키기 위해 교전을 계속하는 등 휴전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음에는 휴전 제안을 일축했으나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면 이를 존중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한 발 더 나아가 부활절인 20일 이후까지 휴전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전 시작 시점이 지난 19일 저녁에도 주요 전선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포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휴전이 종전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CNN은 "3년간 이어진 전쟁을 짧고, 이론적이고 수사적이며, 또 완전히 일방적인 방식으로 중단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종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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