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성과급 연동·점심시간 엄수…"능률에 도움될지 의문" 지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향후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할 경우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최근 들어 일선 금융사들이 내부 단속에 나서는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시중은행 계열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 사원들의 점심시간을 1시간 내로 관리하려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 산하 증권사 직원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일선 금융권 회사들 사이에서 ‘내부통제’ 이슈가 부각되며 여의도 직장인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선 금융권 회사들 사이에서 ‘내부통제’ 이슈가 부각되며 여의도 직장인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크게는 성과급 관련 내용부터 ‘점심시간 1시간 엄수’ 등의 내용까지 전방위적인 변화 흐름이 감지된다.

지난 22일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는 작년 발생한 1300억원대 금융사고와 그에 따라 가동된 위기관리·정상화 태스크포스(TF)의 조치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에 의하면 향후 신한투자증권에서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원의 성과급을 일괄 차감하기로 했다. 단, 내부통제 관련 임원은 적발 행위가 본인의 성과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부서 평가도 내부통제 중심의 평가가 이뤄져 내부통제 미흡 시 평가 점수와 관계없이 성과평가 등급을 ‘최저’까지 하향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KB증권은 지난달 10일 부서장들에게 '점심시간 1시간을 준수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하달했다. 3월 전사 경영전략회의에서 공유된 내용을 바탕으로 근태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에 KB증권은 곧장 이튿날부터 두 조로 나눠 '점심시간 당번제'를 실시했으며, 법인카드 사용 시간과 용처에도 더 엄격한 제한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증권 역시 점심시간 관련 내용을 강화해 눈길을 끈다.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전사 메일로 '건전한 조직(기업) 문화 조성을 위한 준수사항'을 공지하면서 '점심시간 과다 사용'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은행을 중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번 조치는 소위 ‘증권맨’들 사이에서 다양한 평가를 낳고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쉽게 눈에 띈다. 

일선 증권사 한 관계자는 “여의도 특성상 점심시간 1시간은 소위 ‘웨이팅’만으로도 쉽게 끝나버리는 게 현실”이라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직원들의 능률 제고에 도움이 될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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