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추진 잠수함 건조 및 5000톤급 구축함 진수…기존 함정 대비 배수량 3배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동시에 5000톤급 구축함을 진수하는 등 해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완성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핵·미사일 능력을 바탕으로 해상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플랫폼을 갖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일인 전날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5000t급 신형 다목적 공격형 구축함인 '최현호' 진수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 5000t급 신형구축함 '최현호' 진수식./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진수식 연설에서 "우리는 내년도에도 이런 급의 전투 함선들을 건조할 것이며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더 큰 순양함과 각이한 호위함들도 건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원양작전함대를 이제는 우리가 건설하자고 한다"며 해군력 강화 의지를 내비췄다.

기존 북한이 보유한 함정 중 배수량이 가장 큰 것은 압록급 호위함으로 1500톤 급이다. 함포와 함대함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으며 수직발사대는 없는 제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로 건조한 구축함의 경우 배수량은 압록급 3배, 수직발사대 구비, 함대지, 함대공, 함대함 미사일을 모두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구축함은 수직발사대 구역을 3곳에 배치했고 360도 전방위 감시가 가능한 북한판 이지스레이더와 함께 신형 함포, 근접 방어 시스템까지 갖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순항미사일 등 각종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수십기의 수직발사기를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은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핵잠수함도 건조하고 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당 제8차 대회 결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실태도 현지에서 료해(파악)했다"고 지난달 8일 보도했다. 

또한 건조 중인 잠수함으로 추정되는 선체 옆을 김 위원장이 지나는 사진도 공개됐었다.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의미한다.

북한이 건조하고 있는 핵잠수함의 배수량은 5000~6000톤 규모로 추정된다.

유 의원은 "핵·미사일 전력 완성 후 뒤처진 재래식 전력 증강을 하는 과정이고 특히 육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플랫폼까지 갖추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북한의 해군력은 대한민국에 비해 열세로 평가된다.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전투함정은 420여척이다. 한국 해군의 90여척보다 많지만 대부분 노후한 수백톤급 소형 함정이다. 신형인 압록급 호위함도 1500톤에 불과하다.

한국 해군은 세종대왕함급(7600톤) 3척과 정조대왕함(8200톤) 1척 등 이지스함 4척을 포함해 구축함 12척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구급(3100톤급)을 포함해 호위함도 17척을 갖추고 있다.

북한이 수상함 전력 열세 반전을 위해 3000톤급 잠수함에 이어 5000톤급 이상으로 평가되는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동시에 구축함에 이어 순양함과 호위함 건조도 추진하는 것이다.

또한 해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육상 발사 보다 요격이 어렵다는 점에서 해상 기반 전술핵 공격을 갖추는 것이 북한의 목표로 보인다.

김 위원장도 전날 최현호 진수식 연설을 통해 "세계의 그 어느 수역에든 진출해 적수국들의 침략을 주동적으로 견제하고 선제 또는 최후의 보복공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건설하자는 우리의 해양전략에는 더 해석을 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5000톤급 구축함 진수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군의 함정 건조 동향에 대해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최현호 능력에 대해 "북한이 자체 건조한 가장 큰 함정이나 운용 방법 등을 숙달하고 훈련도 해야 하므로 전력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장착하는 무기체계에 따라 함정의 능력이 달라지므로 추가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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