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상 상호관세 90일 유예되도 성장률 차이 거의 없어"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이 안 되면 다른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가 더 연기되더라도 경제적인 비용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과 간담회에서 이번 주 참석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총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전했다.

이 총재는 “회의에서 논의된 시나리오 중에 상호관세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시나리오나, 중국을 뺀 나머지 국가에 대한 관세는 90일 뒤에 없어지는 시나리오나 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며 “이는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가 25%건 아니건 중국에 대한 관세가 훨씬 높아졌고 이에 중국이 보복한 효과가 다른 나라에 대한 관세 면제 효과를 상쇄시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회의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라며 “모든 사람이 미국 관세 정책 방향과 최근 금융시장 상황, 특히 미국 국고채 시장에서 변동이 심했던 상황, 또 달러 움직임 등 원인이 뭐고 미국 국가별 협상이 잘 진행되면 미 금융시장이 다시 안정될 것인지, 이게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 등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이 제일 많았다”고 전했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때처럼 재정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런 위기가 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우려, 비은행 금융기관들의 부채 비율이 굉장히 올라가서 어떤 조정 과정이 있으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 상황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에 대해 “무역 전쟁 탓에 한국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민첩하고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열린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환율 정책을 양국 재무 당국이 별도로 논의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원인을 안 보고 한국 환율이 왜 이렇게 많이 절하됐느냐고 오해할 소지는 있다”며 “미 재무부와 저희 기획재정부가 직접 얘기하자고 한 거는 정치인이나 무역만 생각하는 쪽하고 얘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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