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후보들이 26일 4자 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및 탄핵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또 이들은 대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면서 한동훈 후보가 공약한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이 허황됐다고 집중 비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빅4(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가나다순) 후보들은 이날 오후 MBN 주관으로 열린 4자 토론회에서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2차 경선 전 열리는 마지막 토론회다.
토론회에서는 12·3 비상계엄의 강을 건너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목을 끌었다.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토론 주제는 ‘찬탄’ 진영 후보인 안 후보가 먼저 거론했다. 안 후보는 타 후보들에게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것에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질문하며 이슈를 주도했다.
이에 홍 후보는 “최종 후보가 되면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으며, 아스팔트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김 후보는 “민주당의 줄탄핵, 특검과 예산 삭감이 (먼저) 논의돼야 한다”며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 대한 책임과 대국민 사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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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2025.4.2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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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상계엄 해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 섰다는 평가를 받는 한 후보는 “계엄을 저지한 이후부터 줄곧 반복해서 대단히 많은 숫자로 이미 사과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당시 당 대표였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즉각 고개를 숙였다.
안 후보 또한 "저도 두 번에 걸쳐 사과드렸다. 어떤 분들은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사실상 옹호하고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는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반성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저히 이재명에게 이길 수 없다"며 ‘반탄’ 후보 2인을 저격했다.
비상계엄에 대한 이슈는 ‘찬탄’ 진영에서도 논쟁으로 이어졌다. 한 후보는 비상계엄 해제안 표결에 안 후보가 불참했던 것을 지적하며 진정한 ‘찬탄’ 후보는 자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안 후보같이 정의감과 국가관이 투철한 분이 왜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를 안 했느냐"며 "제가 계속 본회의장으로 와달라고 단톡방에 올렸지 않나"면서 빅4 후보 중 비상계엄 해제에 역할을 한 사람은 본인뿐이라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최종적으로 받은 문자가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사로 오라는 것이었다. 이후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국회로 갔는데, 경찰이 막고 있어서 경찰을 피해 담을 넘어 국회로 갔으나 (표결) 시간을 놓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약에 대한 날 선 검증도 이뤄졌다. 특히 한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이 집중 검증 대상이 됐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2년 만에 서울과 같은 5대 메가폴리스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이야기인가. 제가 많은 도시를 계획해 보고 만들어 보았지만 집 한 채를 짓는데도 2년이 더 걸린다. 서울과 같은 도시를 지방에 어떻게 2년 만에 완성하나”라며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보가 ‘행정’에 무지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남도지사와 대구시장을 역임한 홍 후보 또한 “(2년 만에 5개 메가폴리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허황된 공약이다. 제대로 하려면 신도시를 만드는데 10년은 걸린다. 기존 도시를 리모델링하는데도 적어도 10년이다. 행정을 알고 공약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협공했다.
안 후보도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신도시 ‘판교’를 예로 들며 “판교 테크노밸리만 제대로 자리 잡는데 10년이 걸렸다. 나머지 새롭게 하고 있는 지역은 30년 정도가 지나야 재건축이 (완료)된다”며 2년 안에 서울과 같은 5곳의 메가폴리스가 구성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제 공약을 오해하신 것 같다. 5대 메가폴리스는 없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기존 도시를 집중 육성하고 규제를 풀어 서울과 경쟁하도록 해서 수도권 집중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면서 “2년 만에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정책이 출발하게 되면 결국은 그 목표로 가게 될 것이다”며 공약으로 제시한 2년이라는 시간은 공약의 완성이 아닌 정책이 실현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지막 2차 경선토론회를 끝낸 국민의힘은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당원과 국민 50%의 비율을 반영한 여론조사를 거쳐 29일 결선 진출자를 선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다음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가 선출된다. 과반 득표자가 탄생한다면, 해당 후보는 전당대회 전이라도 대선후보와 동일 한 지위를 인정받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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