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과 미국, 중동에서 현지화를 추진 중이며, 현대로템도 폴란드에 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방산업체들은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해 인접 국가로의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글로벌 방산 블록화 움직임 속에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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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해외투자에 6조27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금액의 대부분은 방산 현지화 전략에 활용된다.
먼저 유럽에 유도탄, 탄약, 자상장비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폴란드에서는 천무 유도탄 생산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은 WB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루마니아에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생산거점을 짓는다. 올해 안에 착공에 들어가게 되며, 2027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 목표다. 현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대학과 협력체계도 구축했다.
미국과 중동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에는 탄약 스마트팩토리 건설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국가방위부와 합작법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로템도 폴란드와의 K2 전차 2차계약을 위해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1차 계약에서는 180대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 중인데 2차 계약은 일부 현지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포함됐다. 이에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와 폴란드형 K2 전차 생산·납품을 위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2차 계약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계약을 맺을 때 무기 도입 국가에서는 현지화를 통해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폴란드가 현대로템와 K2 전차 계약을 맺을 때에도 현지화를 통한 기술 이전을 요구했으며, 현지화가 완료되면 추후 계약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방산업계는 현지화를 통해 수출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생산거점을 통해 인근 국가로의 수출을 확대할 수 있으며, 또 빠르게 현지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수출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방산 블록화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방산 블록화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무기를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움직임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유럽산 무기 획득 비중을 2030년까지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거, 유럽산 무기와 부품의 구매를 우선하기로 했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이다. 이 국가는 2030년까지 자국에서 활용하는 군수품의 50%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역시 자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것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현지 방산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생산공장을 짓는 만큼 방산 블록화 속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 블록화가 진행 중이지만 국내 방산업체들은 우수한 기술력에 빠른 납기, 경쟁국 대비 낮은 가격까지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며 “국내 방산업체들은 현재까지 대응책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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