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1인 3역이 한 달만에 다시 시작될지 주목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힘이 실리면서다.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30일 공직에서 물러나고 무소속을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공식화할 경우 최 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 대선까지 국정을 맡는다. 이는 헌정 사상 최초로 권한대행 부총리를 맡는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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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끝)과 함께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에 참석, 스콧 베센트 미국재무장관(오른쪽 두 번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재부에서는 한덕수 대행의 거취와 관련해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를 준비해야 하는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한덕수 탄핵소추안'으로 불가피하게 권한대행직을 넘겨받았으나 이번에는 사실상 한덕수 대행이 자초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한덕수 대행이 각종 정치적 수사를 내세워 어쩔수없이 대선에 출마하는 구색을 갖추더라도 본질적으로는 권한대행 자리를 본인의 선거전에 활용했다는 비판 여론을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기재부 내부에서도 이해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1분기 -0.2%의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불경기에 대응하고 금융·경제 현안을 갈무리하는 등의 시점에 대통령·총리직까지 '1인 3역'을 다시 맡아야하는 것이다.
기재부의 한 간부는 "지난 1~3월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 직무대행만으로도 워낙 업무가 몰리다 보니 경제현안은 휴일을 활용해 보고받을 정도로 빠듯했다"며 "추경예산 처리도 현안인데다가 성장둔화도 심각한 상황이어서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당장 다음 주부터 '경제외교'가 중단될 위기다. 최 부총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한중일 및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재무장관 회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 달 3일에 출국할 예정이다.
최상목 부총리가 권한대행직을 넘겨받을 경우 현실적으로 밀라노 재무장관 일정에는 참석이 어렵다.
만약 한덕수 대행이 공직자 사퇴시한(5월 4일)에 맞춰 물러나면 최 부총리가 민항기를 이용해 ADB 무대에 도착한 뒤에는 대통령급 경호대상으로 격상돼 '공군1호기'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2+2 협의'를 기점으로 한미 통상현안에 집중해야 하는 최 부총리는 권한대행 지위에서 대선 국면의 각종 정치적인 부분도 신경써야 한다.
다른 당국자는 "한미 간의 '7월 패키지' 마무리를 차기 정부 몫으로 넘기더라도 최종 타결까지는 지속해서 협의해야 하는데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 경제부총리로서 통상현안을 챙기는 데는 물리적 제약이 따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헌법재판소의 '한덕수 탄핵안' 기각결정으로 최 부총리가 87일만에 권한대행 타이틀을 내려놓으면서 해산시켰던 범부처 '권한대행 업무지원단'도 다시 구성해야 한다.
현재 기재부를 비롯해 부처별로 인사이동이 이뤄진 곳도 있어 별도의 혼선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면 대선 관리까지 맡게 되면서 아무래도 경제 현안에 집중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며 "경제 측면에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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