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우리들의 정원’ 지난해 방문객 8500여 명 이상
힐링족욕·비바리움·채소키우기·불멍 등 직장인 모임도 많아
농진청, 치유농업 시설 인증제 등 치유농업 확대 계획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치유농업은 몸과 마음이 지친 국민들게 우리 농업이 건네는 위로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이 ‘치유농업’의 효과를 강조하면서 간결하게 소개한 문장이다.  

   
▲ 우리들의 정원 내 식물원./사진=미디어펜 구태경 기자


치유농업은 우리 농업과 농촌 자원을 활용해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활동이다. 식물이나 가축을 키우면서 돌봄과 성취를 통해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산림과 농촌문화자원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높인다.

지난 29일 전라북도 익산시 심기면에 위치한 ‘우리들의 정원’을 찾아가 봤다. ‘우리들의 정원’은 2002년 미륵농원으로 시작해 2016년 농업회사법인 유한회사를 설립, 이듬해부터는 팜파티와 플리마켓 운영과 한국농수산대학교의 현장실습교육장으로도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2019년 6차산업농장 인증을 획득하고 2019년 사회적농업으로 본격적인 치유농업에 뛰어들었다.

‘우리들의 정원’은 약 8500여 명이 다녀간 치유농장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당일과 1박2일로 나눠지는데, 당일에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아로마오일을 이용한 힐링 족욕, 아이들을 위한 물총놀이나 보물찾기 등 전문강사가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 등이 있다. 1박 2일 코스에는 이에 더해 뇌파검사, 채소수확 및 바비큐와 함께하는 ‘불멍’, 주변 자연과 교감하는 산책코스와 백제의상이나 왕관 만들기 등이 마련돼 있다.   

   
▲ 아로마 오일을 활요한 족욕을 즐기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구태경 기자


이날 체험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아로마테라피를 활용한 족욕과 티타임, 그리고 유리병 안에 작은 생태계를 만드는 ‘비바리움’이었다. 

족욕 방법을 설명하던 우리들의 정원 이경의 이사는 “가족 단위 방문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1박 2일 코스도 있어 모임으로 찾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바리움’ 체험에서 최소영 농진청 농촌자원과장은 “치유농업의 목적은 건강 회복과 유지·증진이다. 식물, 동물, 곤충을 비롯해 농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환경과 문화적 요소 등을 다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비버리움 체험 모습./사진=미디어펜 구태경 기자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27.8%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하는데 이는 성인 4명 중 1명 이상이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는 의미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는 12세 이상 인구의 9.7%가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했고 조현병은 인구 100명 중 1명이 겪는 것으로 국립정신건강센터에 보고됐다. 

또한 자살 시도율은 약 0.6%로 OECD 평균 대비 2배 이상이며 OECD 국가 중 20년 연속 자살 1위라는 불명예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이 정신질환 유병률이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지역 사회에 기반한 비약물적 치료 수단으로 치유농업 활용이 부각되고 있다.

2021년부터 치유농업 관련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 온 농진청은 약물 중심인 기존 정신질환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비약물적 심리 지원 기술로 치유농업에 주목하고 그 효과를 의료기관 현장 실증을 통해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지난해 인지기능 증진, 우울감 개선, 스트레스 완화 등을 위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46종을 개발했으며, 올해는 여기에 10종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기관과 협업해 조현병·우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2종도 만들었다.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실증을 거쳐 그 효과를 입증하게 되면 정신건강 증진 모델 실용화 사업으로 한 단계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 아이들이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가족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는 '우리들의 정원'./사진=미디어펜 구태경 기자


농진청 관계자는 “치유농업에 대한 효과성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지속 확인 중”이라며 “올해 처음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를 실시, 서비스 품질 향상 및 만족도 제고에 방점을 뒀다. 온라인서비스인 ‘치유농업ON’을 통한 맞춤형 치유농업시설 추천 등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진청은 올해 우수 치유농업시설 육성을 위한 광역 단위 치유농업센터를 지난해 12개소에서 한 곳을 늘리고, 오는 2027년에는 17개소 운영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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