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신진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청년 스타트업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허니스푼'을 롯데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1호 기업으로 선정했다.

   
▲ 2일 롯데그룹은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인 ‘허니스푼’을 롯데 액셀러레이터 1호 기업으로 선정하고, 자금 및 판로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 왼쪽부터 부산창조경제센터 조홍근 센터장, 롯데 신동빈 회장, 허니스푼 이민진 대표, 허니스푼 천윤필 대표/롯데그룹

롯데는 지난달 26일 청년창업 활동 지원을 위한 별도 투자법인 '롯데 액셀러레이터(창업 초기 자금·인프라·컨설팅 등 제공)'를 설립하고 신 회장의 100억원 사재를 포함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앞으로 롯데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연계해 2000만원의 자금은 물론, 법인 설립 준비 단계부터 판로 개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허니스푼을 지원할 방침이다.

첫번째 청년창업 지원 대상 기업인 '허니스푼'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허니스푼은 천연벌꿀 생산·판매 스타트업으로, 이민진(34) 대표가 30년 이상 양봉업을 해온 아버지의 가업을 승계하며 작년 6월 설립됐다.

이 대표는 전통 산업이지만 쇠퇴해 가고 있는 양봉업을 해온 아버지를 돕기 위해 고민하다, 디자인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소비자들이 평소에 천연벌꿀을 조금 더 친숙하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을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이 대표는 실리콘 마개로 압착 밀봉해 위생적이며, 냉온에 강한 강화유리로 만든 병 타입 패키지, 빵에 바르기 쉽고 먹을 때 편리한 튜브형 패키지, 늘 휴대할 수 있어 간편한 스틱 타입 패키지 등에 자신만의 디자인을 입혀 그 안에 천연벌꿀을 담은 상품을 선보였다.

우수한 품질의 100% 천연벌꿀에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패키지를 결합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유하게 된 허니스푼은 지난 6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한 소싱박람회에 참가해 상품성을 인정받아 세븐일레븐을 통해 추석선물로 판매되며 3주만에 1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롯데는 허니스푼이 양봉업이라는 전통 산업에서 가업을 계승하고, 상품 경쟁력을 한 단계 발전시킨 스타트업인 만큼, 자금 지원을 통해 신제품 개발 및 패키지 디자인 업그레이드, 생산성 향상 등을 지원하는 한편, 롯데의 유통망을 통해 판로 확대를 돕는다면 우수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롯데는 지난달 27일부터 롯데홈쇼핑 데이터방송 '롯데 원티비(oneTV)'에 허니스푼을 입점시켰고, 이달 초에는 부산롯데면세점에도 허니스푼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사장)은 "롯데는 지속적, 체계적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별도 투자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롯데 엑셀러레이터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관 기관을 통해 청년 창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그룹 정책본부에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조홍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 이민진 허니스푼 대표 등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원 협약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