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현지화·신제품·신사업 통한 경쟁력 확보 방점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미래 성장동력 집중 방침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전방산업인 전기차 산업의 캐즘(수요정체현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실적이 희비가 갈렸다.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3사의 운영 효율화 방침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삼성SDI와 SK온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사는 공통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고 △현지화 △신제품 △신사업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선제적 현지화 및 사업 확장 통해 반등 기록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공장 조감도./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1분기 매출 6조2650억 원, 영업이익 374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2.2% 증가, 영업이익 138.2% 증가 등의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실적은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 4577억 원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830억 원으로 북미 정책 효과가 실적에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선제적 투자와 현지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EV(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했다. 미국 애리조나 ESS 공장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미시간 단독공장을 ESS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얼티엄셀즈 3기를 단독 공장으로 인수하는 등 생산시설 재배치를 통해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북미 완성차 업체와 46시리즈 배터리 공급 계약, 미국·유럽 ESS(에너지저장장치) 대규모 공급 계약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입증했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프랑스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 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 입찰 운영자 선정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으로도 운영 효율화, 전략적 사업 기회 발굴, 관세 영향 최소화 및 비용 절감 등 3대 실행 과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매출은 북미 지역 선제적 투자를 통한 EV 수요 대응, EV향 원통형 제품의 견조한 수요 등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완성차 업체들의 보수적 재고 정책 기조 지속, ESS 전방 수요의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며 “손익은 원재료비 하향 안정화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으로 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2분기부터 회복세 기대…신제품·합작법인 중심 미래 준비

   
▲ 삼성SDI 본사 전경./사진=삼성SDI


삼성SDI는 2025년 1분기 매출 3조1768억 원, 영업손실 4341억 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2조98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감소했다.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이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JV) 가동을 조기에 마치고 GM(제너럴모터스)과의 JV(합작법인) 건설도 본격화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대자동차그룹과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MOU를 체결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신제품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

삼성SDI는 2분기부터는 전방 수요 회복과 함께 실적 개선이 기대되나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LFP(리튬, 인산, 철), 46파이 배터리 등 신규 프로젝트 수주 확대와 전고체 배터리 업그레이드 샘플 준비 등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ESS, 소형 배터리, 전자재료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전략도 병행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SDI는 실적 개선을 추진하면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준비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북미 JV 및 IRA 수혜…재무 안정화 목표

   
▲ 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사진=SK온)

SK온은 2025년 1분기 매출 1조6054억 원, 영업손실 299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601억 원 개선됐으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확대와 완성차 공장 가동률 개선에 따라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미국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708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10% 증가했다.

SK온은 올해 3조5000억 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지만 북미 포드·현대차 JV 투자가 마무리되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IRA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 가능성에 대해 SK온은 "일부 제도 요건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전면적 폐지는 아닐 것"이라며 보조금 축소 시에도 자동차 경쟁력에 따라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K온은 글로벌 EV 수요가 단기적으로는 정책 변화와 OEM 전동화 속도 조절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각국 연비 규제, EV 라인업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등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 관계자는 "올해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난해 대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