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대한민국, 글로벌 해양 협력 리더 입지 공고화
제11차 OOC 개최국은…아프리카 케냐공화국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대한민국 부산에서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 Our Ocean Conference)가 폐막됐다. 글로벌 해양 리더들의 실천 의지와 공약, 주제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으며, 개최국인 우리나라의 대회 운영과 실질적인 성과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콘퍼런스(OOC, Our Ocean Conference)가 폐막됐다. /사진=해수부


‘Our Ocean, Our Action’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제10차 OOC에는 존 케리(John Kerry) 전 미국 국무부 장관, 피터 톰슨(Peter Thomson) UN 해양특사를 비롯한 정부 장·차관급, 국제기구 고위급 인사, 글로벌 NGO·기업 관계자 등 100여 개국 해양 분야 리더들이 참석해, 전 세계가 직면한 해양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200개 이상의 행동을 약속했다.

제10차 OOC ‘본회의’에서는 총 7개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대륙·성별·인종·소속 등에 있어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연사들로 구성된 이번 회의는 해양의 지속가능성과 안전, 경제적 잠재력을 아우르는 포괄적 의제들을 다뤘다. 

‘해양보호구역’ 의제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과 해양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30 by 30’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공해상 생물다양성협약(BBNJ) 이행과 극지 보호구역 확대 등을 통해 보호구역의 양적 확대를 추진함과 동시에, 지정의 과학적 근거 등 질적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됐다.

이번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BBNJ 협정의 21번째이자 동아시아 최초의 비준국으로, 공해연합(HSA)에서 비준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비준국에 수여하는 배지와 문진(paperweight)을 증정받기도 했다.

‘해양경제’는 지속가능한 해양 활용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제시 등 블루이코노미 촉진 방안이 주요 논제로 떠올랐다. 해양관광, 친환경 해운, 수산업, 해양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모범사례가 소개됐으며, 이를 가능케 한 제도적 기반과 정책 환경에 대한 경험도 공유됐다.

‘기후변화’ 의제에서는 해양을 통한 탄소 감축과 흡수 확대 전략이 논의의 중심에 섰다. 국제 해운의 탈탄소화, 블루카본 생태계 보전, 이를 뒷받침할 재원 확보 방안 등이 폭넓게 논의되며, 해양 분야에서의 기후 행동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지속가능한 어업’은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실질적 행동이 논의됐다. 정부, 지역수산기구, 민간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관리 역량 강화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24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 ‘어구·부표 보증금제’를 확대 운영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폐어구의 회수율을 높여나가고, 어구 유통·사용부터 재활용까지 어구의 전 주기 관리를 강화해 2028년부터 유실·침적 폐어구 발생 제로화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해양오염’ 의제에서는 해양 플라스틱과 어구 폐기물 등 오염원별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됐다. 특히 해변 정화활동 등 시민사회의 참여 사례가 주목받으며,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공동 대응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했다.

‘해양안보’는 전 세계 공급망의 중심축인 해양의 안정적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해상교통로 보호, 해적, 불법조업 대응, 해양안보 거버넌스 강화 등의 사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며, 해양안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재확인됐다.

개최국 선정 특별 의제인 ‘해양디지털’ 세션에서는 해양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 촉진 수단으로써 디지털 기술이 조명됐다. 자율운항선박, 스마트 양식업, 자동화 항만 등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고, 이러한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도 함께 논의됐다.

제10차 OOC에서는 본회의 외에도 다양한 ‘특별행사’가 함께 열리며 이목을 끌었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것은 ‘10주년 특별세션’이다. 이 세션에서는 지난 10년간 OOC가 이룬 성과를 분석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간 총 478개 단체가 2618건의 자발적 공약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른 재정투입 규모는 약 1601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43%인 1130건은 이행을 완료했고, 38%인 1005건은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약 분야별로는 해양오염 관련 공약이 5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금액 기준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에 866억 달러(전체의 54%)가 집중됐다.

아울러 개회식에서 우리나라는 제10차 OOC 개최국으로서 해양의 건전한 이용과 보전을 촉구하기 위해 선도적인 76개의 공약을 담은 ‘지속 가능한 해양을 위한 행동계획(Korea Blue Action Plan)’을 발표했다. 

특별세션에서는 우수 성과사례도 두 가지가 소개됐다. 필리핀 청년 해양리더가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청소년 대상 BBNJ 세미나를 개최하고, 온라인 해양교육 및 커뮤니티 플랫폼 ‘Gensea’를 활성화한 경험을 발표했다. 

또한 PEW재단이 전 세계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3000만 달러를 투자해, 200만㎢ 면적의 해양보호구역을 지정 중인 공약 이행 성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우수사례 공유를 통해 OOC가 이뤄낸 성과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각국의 공약 이행을 독려했다.

국내 해운·조선 기업의 우수한 역량을 발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29일 개최된 ‘해운·조선 비즈니스 써밋’에서는 가이 플래튼(Guy Platten) 국제해운회의소(ICS) 사무총장, IMO 관계자, 각국 대표단, 글로벌기업 리더들이 참석해 친환경 선박 기술 로드맵, 해운업의 탄소중립 전략 등 주요 글로벌 이슈를 논의했다.  

이어 30일에 열린 ‘해양디지털 써밋’에서는 유네스코 정부 간 해양학위원회(IOC) 의장,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 고위급을 비롯해 각국 장·차관급 인사와 디지털 기술 기업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인공지능과 위성 데이터를 활용한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근절, 빅데이터 기반 해양오염 모니터링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해양 문제 해결사례가 공유되며, 정책과 산업의 연계 방안이 집중 조명됐다. 

이와 함께, 해운·조선·해양디지털 관련 국내 기업들의 ‘특별 전시’도 마련돼,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기술을 체험하고 논의 내용을 현실에서 구현하는 계기도 제공됐다.

한편 글로벌 NGO, 국제기구,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주관한 중소 규모의 ‘부대행사’들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들 세미나에서는 본회의에서 다루지 못한 7개 주요 의제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 제11차 OOC 개최국은 케냐로 결정됐다. 케냐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OOC 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다./사진=해수부


특히 해양금융을 주제로 한 부대행사에서는 우리 바다를 지키는 행동(Action)의 실현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집중 논의됐으며, 해양보호구역 관련 ‘30 by 30’ 달성을 위한 동아시아 역내 협력 네트워크 논의, 우리나라와 미국의 녹색해운항로 구축 로드맵 발표 등의 세션들도 주목받았다.

제11차 OOC 개최국은 케냐로 결정됐다. 케냐는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OOC 회의를 개최하는 국가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폐회식에서 케냐의 제11차 OOC 개최를 지원하며 해양 분야 국제협력의 여정을 함께 이어나갈 것임을 밝혔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제10차 OOC를 계기로 더 나은 바다를 향한 한국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국제사회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제10차 OOC의 성공적 개최를 발판으로 앞으로도 책임 있는 선진 해양국가로서 지속가능한 해양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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