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일부 해제 및 신용대출 증가 영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지난달 약 5조원 증가하며 가파르게 불어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으로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어난 데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신용대출을 활용한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 한동안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지난달 약 5조원 증가하며 가파르게 불어났다./사진=김상문 기자


2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2월 4조2000억원에서 3월 4000억원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이 견인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42조3253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 말(738조5511억원)보다 3조7742억원 증가한 규모다. 마지막 영업일인 30일 대출실적이 집계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9월(+5조6000억원) 이후 월간 기준으로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88조3878억원으로 3월 말(585조6805억원)보다 2조7073억원 증가했다. 증가액은 3월(+2조3198억 원)보다 많지만, 2월(+3조3836억원)과 비교해 약 7000억원 적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101조6063억원에서 102조7109억원으로 1조1046억원 늘며, 지난해 11월(+2442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증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자, 신용대출을 받아 저점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를 자극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국은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필요시 은행권에 자율관리를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당장 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대출금의 90%로 일원화되고, 3단계 스트레스 DSR 세부 적용 방침도 이르면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달 9일 '가계대출 점검회의'에서 "2분기에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이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월별·분기별 경영목표에 맞춰 가계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 확대,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소득자료 관리 강화, 부동산 연계 대출 인프라 구축 등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제시한 주요 과제도 차질없이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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