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휴', GS건설 21%·HDC현산 14%·DL이앤씨 11%로 과거비해 대폭 증가
저출산 문제 함께 고민하고 양육 지원하는 분위기 확산…ESG경영 강화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사들이 그간 다른 업계의 일로 여겼던 남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 풍토를 만들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 건설사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사진=GS건설


출산·인구 문제가 결국 주거공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이 인식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위 10대 건설사(롯데건설 제외)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요 건설사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졌다.

GS건설은 지난 2022년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5.7%에 불과했지만 2023년 21.1%로 4배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해에도 21.2%로 건설사 중 유일하게 20%대를 넘겼다. 업계에서는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일과 가정 병립 등 사회적 책임 이행에 관심이 많고 특히 출산율 등 인구 감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DL이앤씨는 11.0%로 전년 7.3%보다 3.7%포인트(p) 상승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14.0%로 전년의 5.0%에서 9%p 상승했다.

포스코이앤씨도 2023년에는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했으나 지난해 3.7%를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물산(9.3→9.8%), 현대건설(3.1→4.2%), 대우건설(5.3→6.4%), 현대엔지니어링(2→4%)등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모두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째 남성 육아휴직자 사용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 기준으로 보면 현대건설이 △2022년 24명 △2023년 49명 △2024년 71명 등 2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고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 증가로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도 개선됐다. GS건설(31.3%), DL이앤씨(20.5%)는 전체 사용률 20%를 웃돌았고 대우건설(18.6%), HDC현대산업개발(18.0%)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건설(4.8%→6.7%), 포스코이앤씨(6.1%→7.6%) 등도 전반적인 활용도가 높아졌다.

건설사들에게 그간 남성 육아휴직 사용은 먼 이야기였다. 일단 남성 직원 수가 여성 직원 수를 압도하는 데다 특유의 남성적 문화때문에 출산과 보육에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도는 있지만 주변에 쓰는 사람이 없다보니 나 혼자 튀기 어려운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사용 사례는 극히 일부였던 셈이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증가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움직임과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들 역시 ESG경영의 중점 사안으로 저출산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남성적이고 위계서열이 강한 수직사회였던 건설사들이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게 된 것도 한 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선 엄마와 아빠가 따로 없다는 생각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다"며 "아이를 낳아도 부모가 함께 양육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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