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기간 내 임직원 700명 로밍센터 지원…패스트트랙 서비스는 운영 안해
[미디어펜=박재훈 기자]SK텔레콤이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고 출국했다가 정보 유출 피해를 입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했다.

   
▲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희섭 SK텔레콤 PR 센터장은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FDS)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기에 유심을 교체하지 않고 출국했다고 정보가 다 털리는 것 아니다"면서도 "비행시간이 임박해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고 출국했을 때 이번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당연히 책임지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환 인프라 전략기술센터 담당(부사장)도 해외에서 현지 유심으로 교체하는 경우에 대해 "유심이 바뀌면 해킹당한 유심과 달라져 해킹당할 우려가 없다"고 당부했다.

5월 초 황금연휴에 맞춰 해외여행을 가는 이용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의 유심 로밍센터로 몰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와 로밍 상품을 동시에 이용할 수 없어 출국 전에 유심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연휴가 되면서 고객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 사과드린다"며 "출국하지 않는 일반 고객이 공항 로밍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연휴 기간 임직원 700여 명이 교대로 로밍센터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국 시각이 임박했다는 기준은 산정이 어려워 유심 교체 패스트트랙 서비스는 운영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SK텔레콤 유심보호서비스 총가입자는 1714명으로 증가했다. 유심 교체 이용자는 92만 명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4일부터 로밍 상품과 함께 이용 가능한 '유심 보호 서비스 2.0'을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정상 단말기와 비정상 단말기를 구분하는 기술을 해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아울러 SK텔레콤은 2600개 T월드 매장에서만 신규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판매점과 온라인에서도 신규 가입 유치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최근 X(엑스, 구 트위터)를 통해 올라온 SK텔레콤 고객 개인정보 판매 게시글은 이번 해킹과는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서 나왔듯 고객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현재로서 이 게시글은 당사 해킹 건과 다른 건"이라며 "경찰에서 조사하면 확실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내 SK텔레콤 부스에서 여행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를 방문해 사이버 침해 모니터링 및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유 장관은 통신 3사 및 주요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등의 정보보호 현황을 점검했다.

이는 지난 18일 발생한 SK텔레콤 침해 사고가 국가 네트워크 보안과 안전에 있어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행한 조치다.

또한 유 장관은 "이번 침해사고를 계기로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정보보호 투자, 정보보호 인증제도, 공급망 보안, 침해사고 대응 등 정보보호 체계 전반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국민이 안전하게 디지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철저히 대응하기 바란다"고 기업들에 당부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전날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최고 단계로 격상해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모든 임원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해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하며 연휴 기간 고객 지원을 위해 유통망, 공항 등 현장에 투입된다.

사고 직후 실행된 리스크 관리 체계는 CEO 직속 컨트롤타워 중심의 '전사 비상 경영 전담팀(TF)'으로 확대됐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는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알림문에서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 일상과 감정이 심각하게 훼손돼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모든 경영 활동을 고객 관점에서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