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원자력 부문 인재 채용 등 SMR 역량 확보 중
타 건설사들도 투자 또는 협력 통해 사업 추진 위해 노력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국내 건설사들이 규모가 650조 원으로 전망되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 선점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분투자나 해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확보와 SMR 건설 기회를 확보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 지난 2월 미국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단지에서 크리스 싱(왼쪽) 홀텍 회장과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확장 협력 합의서에 서명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현대건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형원전·SMR 등 원자력 부문 경력 인재 채용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에너지 중심 미래 성장 전략 'H-Road'를 공개하면서 SMR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4세대 원자로 MSR(용융염원자로)과 SFR(소듐냉각고속로) 원천기술을 확보 및 원전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2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 미국 원자력 전문기업 홀텍이 추진하는 팰리세이즈 SMR-300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지난 2월에는 홀텍과 SMR-300 원전 용량 확대 및 북미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협력,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위한 공동 조직 운영 등의 협약을 맺었다.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건설사도 SMR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에스토니아 민영 원전기업 페르미 에네르기아가 추진하고 있는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페르미 에네르기아가 추진하는 SMR 건설에 대한 사업 구조 수립-비용 산정, 부지 평가 등을 수행하는 개념설계서부터 기본설계 단계에 이르기까지 사업 초기단계부터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EPC(설계∙조달∙시공) 최종 계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7000만 달러를 투자한 미국 SMR 설계회사 뉴스케일 함께 루마니아 SMR 초도호기 사업에서 기본설계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해외 SMR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 2023년 초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 지분을 사들였다. 엑스에너지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 선두주자로 미국 정부로부터 12억 달러 자금 지원은 물론 민간투자 유치를 통해 오는 2029년 SMR 상용화를 위해 매달리고 있다. DL이앤씨는 엑스에너지와 함께 SMR 플랜트 사업 개발 협력은 물론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기회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뉴스케일 파워 소형 모듈 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사진=삼성물산

대우건설은 국내외 원전 관련 회사들과 협력을 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한국수력원자력과 혁신형 SMR(i-SMR)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SMR은 지난 2012년 세계에서 첫번째 SMR 표준설계로 인가받은 SMART의 발전형이다. 대우건설은 해당 모델 개발 초기부터 참여했다. 올해 3월에는 원전 정비 기술을 보유한 한전KPS와 SMR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한 체코 원전 건설을 통해 확보한 유럽 내 사업 기반을 토대로 글로벌 SMR 시장 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SMR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 대문이다. 영국 국가원자력연구원은 2035년까지 세계 시장 규모를 6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SMR 발전소를 최소 10기 이상 새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SMR 원전 건설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건설사들로서는 앞으로 든든한 먹거리가 될 수 있는 SMR 건설에 대해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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