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시기와 속도에 양 후보간 미묘한 온도차
김재원 "투표용지엔 '기호 2번 김문수', 한덕수는 없을 것"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오늘 중으로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 측은 김 후보 중심의 단일화 전략을 강조하면서 단일화 속도에도 엇박자를 내는 움직임을 보여 미묘한 신경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도착해 김 후보와 차담하면서 이같이 말했고, 김 후보는 "네"하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 후보 측은 밝혔다.

한 후보의 제안으로 이날 두 후보가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를 놓고 전격적으로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을 나눌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전날 두 후보의 '단일화 추진 기구'를 선거대책위원회 산하에 설치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보다 앞서 한 후보 측은 지난 3일 국민의힘에 단일화 방식·시기 등을 일임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후보 비서실장에 내정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덕수 후보의 이름은 이번 대선 투표용지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를 중심으로 범보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질지에 대해선 "어떤 시한을 두고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하면 결국 단일화의 본질적인 의미, 목적과 정당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아직 시한을 정할 만큼 협상에 나서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오늘이라도 만나자는 한 후보의 적극 의지에 다소 거리를 두고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어 한 후보와 단일화에 적극적인 당 지도와 온도차가 있다는 질문에 "공직선거법과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 의해서 지금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법적 지위와 정치적 지위가 있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 후보에 당무 우선권이 있고 최종 결정권자임을 부각한 발언이다. 결국 김 후보의 의도에 따라 단일화가 주도될 것이라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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