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11개월 만 최저…전국 전세가율은 27개월 내 최고
강남구 매매가 뛰며 전세가율 40%대 찍을 때 전북 전세가율 80% 육박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부동산 양극화 심화로 서울과 지방의 전세가율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는 전세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전국은 최고 기록을 작성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시세 흐름이 기존 상식을 깨고 개별적으로 움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 서울의 아파트 모습./사진=김상문 기자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5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53.4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하락은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일시적 해제로 강남권 아파트값 폭등 영향이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0.74%로, KB국민은행이 구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4월(50.1%) 이후 역대 최저치다. 서초구의 전세가율은 45.4%로, 2023년 9월(45.2%)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파구는 43.1%, 강동구는 50.0%로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반면 강북 일부 지역의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올랐다. 노원구(54.6%), 도봉구(57.8%), 은평구(60.9%), 금천구(62.2%)는 각각 0.12%포인트(p), 0.17%p, 0.03%p, 0.04%p씩 증가했다.

지방을 포함한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2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의 전세가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8.1%로, 202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역별 아파트 전세가율을 살펴보면 전북지역이 79%로 가장 높았고 충북이 78.4%로 뒤를 이었다. 광역시 지역에서는 대전 70.9%, 울산 73.2%로 전세가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대구 68.9%, 부산 65.9% 등이다. 수도권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수도권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3.9%, 경기 65.8%, 인천이 67.9% 등으로 집계됐다.

수도권도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남양주, 이천, 여주, 안성, 파주, 인천 동구, 미추홀구 등에다 경기 평택, 광주, 일산 지역도 최근 전세가율이 70%를 돌파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전세가율이 높으면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한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낮으면 전세가격에 비해 매매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실거주 시세라고 볼 수 있는 전세가에 비해 투기수요가 포함된 매매가가 얼마나 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이처럼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낮은 반면 지방은 높아진 것은 지역에 따른 부동산 양극화의 결과로 해석된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권 전세가율이 낮은 반면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그 외 지역의 전세가율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에서 서울 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동안 서울은 반대로 계속 오르는 상황으로, 그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다"라며 "과거 서울과 지방 모두 큰 흐름에서는 비슷했던 전세가율 등락이 최근 들어 상이하게 움직인다는 것은 서울과 그 외 지역과의 부동산 양극화 심화를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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