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단일화 논란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김문수 당 대선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 지도부와 단일화를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김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이 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당 지도부를 저격하고 나선 것이다.
김 후보가 조속한 단일화를 요구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개입을 중단하라며 반발하는 등 당내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더욱 시선이 쏠린다.
홍 전 시장은 지난 6일 채널A와의 인터뷰를 통해 “김문수 후보가 날 찾아온다면 만나겠다”며 당내 단일화 불협화음과 관련해 “당이 억지로 대선 후보를 교체한다면 경선 출마한 후보들의 선거 비용을 모두 변상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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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대구시장./사진=연합뉴스 |
또 당 지도부를 겨냥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에 (대해)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후보 선출 직후부터 지금까지 지속돼 온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전 시장은 2017년 1월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당헌·당규의 당무우선권 제도를 직접 만들었다.
그는 “당무우선권은 대선 후보의 전권 행사”라면서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당무우선권 행사를 침해한다. 당무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김 후보는 현재의 비대위 해체 권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국민통합21이라는 정당이 있는 채로 진행된, 이른바 정당과 정당의 단일화였다”면서 “개인이 (정당에) 들어와서 단일화하자는 건 앞으로 그 정당에서 대선 후보 뽑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5일 밤에도 김 후보와 전화 통화에서 “여기서 물러서면 바보”라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에 홍 전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이 담긴 기사를 게시하며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김 후보는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에 (대해)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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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6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인 경북 경주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힘 재선 의원 모임 간사인 엄태영 의원과 초선 의원 모임 간사인 김대식 의원의 방문을 받고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이동하고 있다. 2025.5.6/사진=연합뉴스 |
이와 관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 당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말씀이라고 본다”며 “왜냐하면 비대위는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서 결정됐기 때문에 누가 당 대표가 되든 간에 비대위를 해체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단일화 요청을 위해 지난 6일 밤 김 후보의 자택을 찾기도 했으나 만남은 불발됐다. 당일 오후 김 후보가 유세 중인 대구로 향했으나 김 후보가 당 지도부에 반발해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서울로 돌아가면서 부랴부랴 다시 서울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은 7일 오후 6시 한 후보와 회동하겠다는 입장문을 내고 “당 지도부는 더 이상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이 시각부터 단일화는 전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주도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은 7일 오전 1호 공약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끝까지 완주할 거냐'는 질문에 “끔찍한 얘기 하지 말라”며 “저희는 성공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님의 늘 맑은, 일관된, 특히 국민을 위한 그분의 몸에 밴 그러한 정신과 일관된 삶에 대해서 신뢰하고 있고 지금 이 순간도 저희들은 김 후보님은 단일화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믿고 있다. 저희들은 그 부분에 대해 다른 가정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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