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우리나라가 2년 전에 비해 금융 투명성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비밀은행으로 불리는 스위스가 여전히 세계 조세회피처로 꼽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조세정의네트워크(TJN)에 따르면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102개국 가운데 올해 금융비밀지수(FSI·Financial Secrecy Index) 순위에서 스위스가 1466.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TJN이 2년마다 발표하는 FSI는 각국의 법과 금융규제 등이 어느 정도 비밀성을 용인하는지 조사하고, 해당 국가의 역외금융서비스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가중치를 매겨 산출한다.
FSI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에서 조세회피나 돈세탁이 용이하다는 의미다.
'검은 돈' 은닉의 온상으로 꼽혀온 스위스는 최근 금융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자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수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124.2점으로 49위를 차지했다.
2년 전 조사에서 328.8점으로 24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대적·상대적인 금융 투명성이 상당히 개선됐다.
한편 스위스에 이어 홍콩이 1259.4점으로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2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이 1254.7점으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미국의 경우 싱가포르와 케이먼 제도, 룩셈부르크를 각각 4,5,6위로 밀어내고 지난 조사 때의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영국은 15위에 그쳤지만 영국령인 케이먼 제도, 저지섬, 버진아일랜드, 버뮤다 등을 합칠 경우 전세계 금융 투명성을 상당히 악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TJN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