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불발되면서 국민의힘 당내에서 후보 교체론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김 후보와 한 후보는 7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식당에서 단일화 논의를 위해 만났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채 1시간 15분 만에 빈손으로 회동을 마쳤다.
이날 한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발표할 것도 없다.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은 없다”며 “아까 한 후보가 입장 발표했던 내용과 같이 당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 정해달라. 입장이 정해지면 그 입장에 응하고, 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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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후보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2025.5.7 /사진=연합뉴스 |
김 후보는 회동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제가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 긴급 기자회견 내용 그대로”라며 “거기서 조금도 더 보태거나 더 진척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회동 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후보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당에 전적으로 일임하며 그 어떤 절차에도 불만 없이 임하고 승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후보 교체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김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은 김재원 전 의원은 이날 오후 회담 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영세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황우여 전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김 후보와 한 후보와의 단일화 회담이 결렬된 것이 확실하다'며 선관위를 다시 열어 내일(8일) 후보자 토론, 모레(9일)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를 정하는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즉각 반박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비대위원장은 황 전 선관위원장을 만나 '오늘 오후에 (두 후보가) 만나게 돼 참 다행이고 좋은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그러나 시간이 없기 때문에 만약 두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합의하든, 결렬되든, 선관위가 지금까지 기능을 하고 있으니 그 이후 진행될 부분을 준비해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후보 등록 전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강제로 단일화를 진행하고 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플랜 B’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8~10일 중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등록 마감 직전 단일화를 완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6일 0시경 비대위 의결을 거쳐 전국위원회는 8~11일 중, 전당대회는 10, 11일 중 언제든 소집할 수 있다고 공고한 바 있다.
이에 김 후보는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중단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했다. 김 후보는 이를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며 “개최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가 한 후보와 단일화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대선 후보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또 김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지만 당 지도부는 밀어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원을 대상으로 제21대 대선 후보 단일화 찬반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 중이다. 여론조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일화 찬반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후보 등록일(10~11일) 전·후로 단일화 시점에 대한 질문이 함께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6일에 이어 이날도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개최된다. 이날 의총은 김 후보와 한 후보 간 단일화 문제를 핵심 의제로 여론조사가 끝난 후 오후 9시에 열릴 예정이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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