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SK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산업은행과 SK그룹 측이 모두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3일 한 매체는 정부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 수립에 앞서 SK그룹과 매각에 사실상 합의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우조선해양을 내년 초 매각할 예정으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또는 지분 매각을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내용이 청와대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도 이미 보고됐다고까지 전했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SK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한 목소리로 부인하고 있다.
박동상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부 지원1팀장은 "보도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가 최우선이고, 시중은행의 협조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매각은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고 여력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산업은행 관계자도 "사실무근인 보도로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를 20% 넘게 급등시키고 SK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등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고소고발을 통해 오보로 투자자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물론, SK그룹주를 편입하고 있는 펀드매니저 등 기관투자자들 역시 보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역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전면 부인하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검토한 적도 없고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건으로 그룹 내부는 분주하며 다른 기업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며 "사실이 아닌데 사실처럼 보도돼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다. 산업은행의 4조2000억원 지원 방안이 나온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매각 얘기가 나오는 건 시기에도 안 맞다"며 "회사의 정상화가 먼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는 대우조선해양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추진설 및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이날 오후 6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