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을 타깃해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억원 한도의 대출을 내놓는 한편, 시니어 사업TF를 신설해 연금·요양·상속 등으로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은퇴 후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50세 이상 액티브 시니어 고객을 위해 '우리 우월한 시니어 대출'을 출시했다. 새 대출상품은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을 합산해 대출한도를 산정하며, 우리은행을 통한 연금 수령 여부와 무관하게 대출을 제공한다.
대출대상자는 연소득 1200만원 이상에 재직기간 6개월 이상인 근로소득자 또는 연간 600만원 이상 공적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수급자다. 최대 한도는 1억원이며, 연금 갈아타기 등 거래실적에 따라 최대 연 1.2%포인트(p)의 우대금리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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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시니어 고객을 타깃해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은퇴 이후에도 사회활동을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억원 한도의 대출을 내놓는 한편, 시니어 사업TF를 신설해 연금·요양·상속 등으로 발을 넓히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우리은행이 은퇴 이후 인생2막에 집중하는 시니어고객을 눈여겨본 건 이들이 대출 수혜를 잘 누리지 못하는 까닭이다. 은퇴 이후에도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중장년층이다보니 기존 금융상품의 기준에 맞지 않은 것이다. 일률적인 대출기준 탓에 급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한 이들이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0세 이후에도 다양한 이유로 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우리 우월한 시니어 대출'은 중장년 고객을 위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상품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외 타 시중은행도 시니어 고객을 눈여겨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시니어사업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 WM추진부 주관으로 KB라이프생명,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계열사와 함께 TF를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시니어 사업 방향을 확정해 계열사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TF를 구성한 건 이환주 국민은행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이 행장은 지난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시니어층 공략을 강조한 바 있는데, 국민은행은 기존 연금 전문 센터인 'KB골든라이프 연금센터'를 개편해 요양·상속 등 고령층 특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도 내부 '시니어 TF'를 신설해 시니어층을 위한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은퇴 전후 세대에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연금라운지' 외에도 비금융 서비스의 일환으로 '신한 50+ 걸어요'도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50세 이상 고객의 건강과 일상을 관리해주는데, 지난해 말 기준 4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이 외에도 노령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센터 '신한 학이재'도 마련해 생애주기형 금융교육 및 금융사기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도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이다. '하나더넥스트 라운지'와 '연금 더드림 라운지'로 분리·운영 중인데, 은퇴설계, 상속·증여 등 시니어층의 금융 컨설팅을 주 목적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라운지는 은행 거래 여부와 무관하게 누구나 무료로 △은퇴 필요 자금 분석 △은퇴 후 현금흐름 진단 △위험보장 분석 △자산 포트폴리오 상담 △상속과 증여 등을 주제로 은퇴설계 전문가가 일 대 일 상담을 제공한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도 시니어층에 눈을 뜨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달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와 시니어 토탈케어 기업 '케어닥',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HHR자산운용' 등과 시니어 사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노령층의 안정적인 노후 지원에 뜻을 함께 한 네 기관은 국내 간병·요양 수요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시니어 하우징 모델과 금융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는 최근 미래성장동력 중 하나로 중장년·시니어층을 주목하고, 고객 전담 조직 신설을 예고했다. 아울러 자산 관리와 수신 상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자사 고객의 2명 중 1명(48%)이 40대 이상인 만큼, 금융 외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과 연계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게 토뱅 측의 구상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달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자산관리 중심의 통합 서비스를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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