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조기 단일화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를 향해 “못 쓸 인간”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분출해 당과 김 후보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게 됐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개최된 당 의총에 참석했다. 김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의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의총에 참석하기 전부터 당 지도부와 신경전을 펼쳤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가 11시 의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단일화를 수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의총장에 나타나며 기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의원들을 향해 “당 지도부가 하는 강제 단일화는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면서 “그래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며 한 후보와 단일화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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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 뒤 퇴장하자 바로 이어서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2025.5.9/사진=연합뉴스 |
또한 당이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추진하며 단일화가 결렬될 경우 당 대선 후보가 교체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은 부정·부당한 압력 행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이 시도는 불법적이고 당헌·당규 위반이다. 또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생각한다. 즉각 중단해 달라”고 강변했다.
또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자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제가 전당대회 당선 이후 곧바로 선거 준비에 나서서 당력을 모았다면 오늘날 지지율은 아니었을 것이다. 제가 승리하겠다 함께 가자”고 역설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김 후보의 지지 호소에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 후보가 의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일방적으로 퇴장하자 의원들은 김 후보에게 야유와 함께 비난을 분출했다.
한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해 “후보님 어디 가시나. 이야기를 듣고 나가시라”고 소리쳤으며, 또 다른 한 의원은 “저 인간 완전 못 쓸 인간이네”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단일화 요구를 거부한 것에 대해 “김 후보님의 의총장 방문을 환영한다. 그런데 내용은 실망스럽다”며 “우리 의원들이 기대하신 내용과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긴 말씀을 안 드리겠다.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 또한 기자들과 만나 “당이 후보께 단일화를 요청했던 이유는 후보께서 여러 차례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단일화의 명분은 우리 당의 여론조사다. 우리 당원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의원도 전원일치로 같은 의견이다”면서 한 후보와 후보 등록일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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