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국책사업인 가덕도신공항 공사가 또 다시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공사기간 84개월(7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가운데 어렵게 불러들인 사업자를 다시 내치는 꼴이 되면서 목표로 했던 ‘2029년 개항’이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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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도신공항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
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상대방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건설은 입찰공고 공사기간 84개월을 초과하는 108개월의 공사기간을 반영한 기본설계를 제출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연약지반 안정화 기간 17개월 및 공사 순서 조정 7개월 등 총 24개월 추가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순서 조정은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방파제 건설, 매립 병행’ 대신 ‘방파제 일부 시공(7개월) 후 매립 시작’ 방식을 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현대건설과 수의계약 중단을 선언했다. 국토부 측은 “현대건설이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아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이 어려워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국토부·공단 합동 태스크포스(TF)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국토부·공단 합동 TF는 현대건설 기본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 분석을 진행 중이다. 해당 TF 논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달 13일부터 자문회의를 통해 적정 공기 등을 추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지난해 현대건설과 수의계약으로 이륙을 준비하던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또 다시 표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지난 2021년 가덕도신공한 건립추진단 운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던 정부는 부지조성공사 입찰 과정에서 4차례 유찰을 겪는 등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산을 발파해 생산된 토석으로 바다를 매립하는 등 공사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운 데다 사업지가 바다에 둘러싸여 있어 작업 환경 또한 극한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초 제시한 공사기간 6년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탓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공사기간을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등 입찰조건을 변경했지만 현대건설만이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하면서 경쟁입찰은 재차 유찰됐다. 결국 정부는 지난해 9월 해당 사업을 현대건설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수의계약 이후 현대건설은 약 6개월간 다각도로 공사 과정을 검토한 결과 추가적으로 2년의 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공사 과정과 작업 환경이 '역대급' 난도일 뿐더러 최근 제주항공 참사 등으로 인해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과 품질 등 기본을 거스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이 제출한 기본설계 중 공사기간 9년에 대해 보완 및 구체적 사유, 설명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이를 돌려보냈지만 현대건설이 재차 9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결국 수의계약 중단을 선언했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사업자 선정 과정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2029년 개항’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대다수 의견이다. 현대건설 또한 수차례 유찰 끝에 어렵게 구한 사업자였던 만큼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공사기간 목표를 충족시킬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자 선정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더라도 2029년 개항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사업자 선정은 물론 입찰에 참여할 사업자가 나타날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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