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오는 6월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방안'을 예고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입장 차이가 확연히 벌어지고 있다. 중소형사들 입장에선 부동산PF 신규 취급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지만 대형사들은 지금도 신규 PF에 나서고 있는 등 회사 규모별 상황이 천차만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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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오는 6월 '부동산 금융 규제 강화 방안'을 예고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둘러싼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입장 차이가 확연히 벌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9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9일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당국이 내달 중 부동산 금융 총익스포저 한도를 도입하고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을 차등화하는 내용을 구체화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작년 연말 기준 국내 증권업계의 전체 PF 익스포져는 같은 해 6월 말 대비 약 4조5000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대형사들의 PF 익스포져가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하나‧신한‧메리츠‧키움 등 대형급 증권사들의 PF 익스포져는 본PF, 브릿지론 취급이 활발하면서 약 24% 늘어났다. 그에 반해 중소형사들의 PF 익스포져는 약 1%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공히 앞으로 1년간 전이 과정에서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분양 미개시 지방 사업장과 비구조 비중(대형사 54%·중소형사 66%)을 감안할 때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형사는 오피스, 데이터센터 비중이 높은 반면 중소형사는 물류센터 비중이 56%에 달해 회수 성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금융당국이 발표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이 부동산 금융 사업기반의 양극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예상도 포함됐다. 부동산 금융 관련 위험값이 전반적으로 상향될 경우 중소형 증권사의 위험 투자 여력 저하 가능성이 있으며, 부동산 금융시장 환경과 규제에 대한 사업·재무적 대응 능력에 따라 증권사의 부동산 금융 사업 기반도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결국 증권사들의 규모와 대응 여력에 따라 소위 ‘양극화’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대형사와 중소형사들의 건전성 지표에선 이러한 흐름이 읽힌다. 작년 12월 기준 대형사의 PF 고정이하 잔액은 1조9000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대비 17% 감소한 반면, 중소형사의 PF 고정이하 잔액은 2조1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 증가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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