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가 시간끌기로 당원들 신의 헌신짝처럼 내팽개쳤어"
오후9시 후보자 변경 찬반투표 종료...과반 찬성 시 한덕수로 교체
[미디어펜=최인혁 기자]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당이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한덕수 후보로 변경하는 절차에 착수한 것에 대해 "김 후보는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며 "비상대책위원회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선후보 재선출 관련 기자회견에서 "80%가 넘는 당원들이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당원들의 명령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 주장으로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놓고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 시켰다"며 "김 후보에게 단일화는 후보가 되기 위한 술책일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5.10/사진=연합뉴스

더불어 권 비대위원장은 김 후보가 당 지도부가 자신을 끌어내리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근거 없는 비판과 거짓말을 반복하며 갈등을 일으켰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근거 없는 음모론을 퍼트리며 지지자를 앞세워 당을 공격하는 자해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김 후보 측이 법원에 후보자 지위 인정과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을 언급하며 "(특히) 김 후보는 당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갔다"며 김 후보에게 '해당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 비대위원장은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이나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다"면서 "앉아서 지는 쉬운 패배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당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 그리고 끝까지 희망을 품고 계신 국민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권 비대위원장은 "여러 차례 의원총회를 열었고 당원 여론조사로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의 자격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모든 책임은 제가 오롯이 지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당원을 대상으로 '한덕수 후보자 변경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묻는 ARS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는 이날 저녁 9시까지 진행된다. 비대위는 저녁 10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투표 결과를 확인하고, 과반 이상 후보 변경에 찬성할 경우 한 후보로 후보자 변경 절차에 돌입한다. 찬성이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에는 김 후보가 다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등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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