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 건전성지표가 지난 2022년 중반 이후 거듭 상승 중인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한계기업 확대 등이 은행권 대형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미중 관세전쟁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은 만큼,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평가다.
12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포커스 '은행권 건전성 점검 및 관리 강화 필요성'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은 지난해 19조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부실채권을 정리했지만 만성적인 부실채권비율 악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발병 이전 하락세이던 부실채권비율은 2022년 9월 말 0.38%를 기점으로 거듭 상승해 지난해 말 0.53%까지 치솟았다. 특히 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65%, 중소기업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78%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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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건전성지표가 지난 2022년 중반 이후 거듭 상승 중인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한계기업 확대 등이 은행권 대형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미중 관세전쟁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경제성장률 전망도 좋지 않은 만큼, 은행들이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궤를 같이 해 원화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8%로 직전달 대비 약 0.05%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0.07%p 상승한 0.68%로 나타났는데,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07%p 상승한 0.84%에 육박했다. 원화대출 연체율과 기업대출 연체율은 모두 6년 3개월만에 최고치이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7년 9개월만에 최고치인 셈이다.
이에 건전성 악화와 대내 변수는 은행들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우선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3년 말 2.7%에서 지난해 말 3.4%로 악화됐는데,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규 부실이 거듭 발생하고 있다. 전 금융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2021년 말 0.43%에 불과했지만 이자부담 증가 및 내수부진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 1.76%까지 악화됐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계기업 비중은 2019년 말 14.8%에서 2023년 말 16.4%로 상승했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로 2.0%를 전망했는데, 타 기관(정부 1.8%, 한국은행 1.5%, IMF 1.0%)들은 훨씬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미국발 고강도 관세부과가 수출 위주의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어 올해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치 대비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금리는 2023년 10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빠른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도 급격한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건전성이 개선되려면 향후 경제 상황이 좀 나아지던가, 이자율이 많이 하락해 기업들의 이자부담이 크게 줄어들어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의 리스크관리를 주문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은행의 건전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PF대출 부실 등 시장환경도 좋지 않고, 올해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주도의 관세전쟁으로 세계경제의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은행은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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