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1분기 영업익 5674억원…전년비 14% 증가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SK텔레콤이 지난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유출 사태 여파로 인해 웃지 못했다. 유심교체 비용 등 재무 악화 요인들이 산재해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잘 극복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SK텔레콤 SKT T타워 전경./사진=SK텔레콤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매출 4조4537억 원, 영업이익 567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4조4750억 원) 대비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980억 원) 대비 13.8% 증가했다. 

AI 사업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AIDC 사업은  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라며 "AAI 클라우드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AI B2B도 금융권 화상 상담과 AI 마케팅 신규 수주 등으로 실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분기 AI DC 사업은 데이터 센터 용량 및 가동률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11.1% 성장한 10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추후 중장기적으로 하이퍼스케일급 AI DC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AIX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7.2% 성장한 45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클라우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B2B 사업도 AI 마케팅 신규 수주 확대 등으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에이닷 비즈(A. Biz)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르면 상반기 중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 SK텔레콤, 컨퍼런스콜서 재차 사과…"재무악화 규모는 미지수"

SK텔레콤은 이날 고객들과 투자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양섭 CFO는 "이번 사이버 침해 사고를 계기로 사업과 경영 전반을 되돌아보고 본원적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자사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에 집중해 지난 40여년 간 이어 온 SK텔레콤의 신뢰를 변함없이 지켜 나가겠다"라고 발언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고객 보호를 위해 비정상인증시도 차단 시스템인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적용 가능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을 완료하는 등 조치를 시행 중이다. 또 이날부터 실물 유심 교체 없이 기존 유심의 일부 정보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유심 복제를 차단하는 '유심 재설정' 솔루션과 해외 로밍 중에도 고객 정보보호가 가능한 업그레이드된 유심보호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유심 교체·유심 재설정 등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번호이동을 포함한 신규 가입 업무를 전면 중단하고 유심 관련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와 고객이 참여하는 '고객 신뢰회복 위원회'도 구성한다. 이를 통해 보안 체계와 고객 보호 강화 방안을 지속 마련하는 등 고객 신뢰회복에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양섭 SK텔레콤 CFO는 "고객은 회사의 근간이며 고객 가치 제고는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로 직결된다"라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고객 보호에 집중함으로써 자사에 대한 고객과 투자자 여러분의 신뢰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이번 사태가 재무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윤재웅 SK텔레콤 마케팅 전략 본부장은 "고객 베이스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점을 감안했을 때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위해 일정 수준의 비용 소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리소스를 적극 투입해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무상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예상은 미지수라고 밝혔다. 

김양섭 CFO는 "번호 이동이나 신규 모집 중단에 따른 매출 저하, 과징금과 같은 잠재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규모는 유동적"이라며 "고객 보호를 위한 리소스를 적극 투입해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고객의 신뢰를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추가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고 기업 가치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규 이용자 재유치는 사태를 조속히 해결한 후 논의할 예정이다. 

윤재웅 본부장은 "교체 수요를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유심 공급 안정화, 이심 교체 프로세스 간소화, 유심 재설정 등 진행중이며, 이에 따라 정부 관계 부처와 신규 가입자 모집 재개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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