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브라질이 카를로 안첼로티(66)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감독으로 유럽 빅리그를 평정한 '세계적 명장' 안첼로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위기에 빠진 브라질 축구를 구하러 간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을 맡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축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감독이자 전설로 불리는 안첼로티 감독이 2024-2025시즌 프리메라리가 종료 후 6월에 열리는 브라질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다"고 발표했다.

   
▲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사진=브라질축구협회 공식 SNS


안첼로티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끈 뒤 브라질로 향해 브라질 대표팀의 6월 월드컵 예선부터 지휘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최종전이 25일이다. 이 경기를 마치면 안첼로티 감독은 곧바로 26일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브라질이 외국인 감독(안첼로티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에게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브라질은 친선경기 등에서 외국인 감독에게 임시로 짧게 대표팀을 맡긴 적은 있었지만 그것도 1965년 아르헨티나 출신 필포 누녜스 감독이 한 경기 지휘한 것이 마지막으로 벌써 60년 전이다.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브라질이 자국 출신의 숱한 감독들 대신 안첼로티 감독을 선임한 것은 대표팀의 거듭된 부진 때문이다.

브라질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6승3무5패(승점 21)로 4위에 머물러 있다. 남미에는 6.5장의 월드컵 본선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브라질이 월드컵에 못 나가지는 않겠지만, 현재 순위나 위상은 브라질로서는 무척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브라질은 지난 3월 열린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예선에서 1-4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자 도리바우 주니오르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신중하게 새 감독을 물색해오다 '명장' 안첼로티 감독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빅리그의 빅클럽들을 지휘했다. 유럽 5대 빅리그에서 모두 우승 감독이 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도 5번이나 들어올렸다.

   
▲ 안첼로티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 브라질 대표팀을 지휘하게 됐다. /사진=레알 마드리드 SNS


지난 2023-2024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를 라리가 정상에 올려놓은 안첼로티 감독이지만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밀려 사실상 우승을 놓쳤다.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 선임 발표가 있기 하루 전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 맞대결에서 3-4로 역전패를 했다. 시즌 3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리그 2위 레알 마드리드는 선두 바르셀로나와 승점 7점 차로 벌어져 따라잡기 힘들어졌다.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와 4차례 '엘 클라시코'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에 안첼로티 감독은 지도자 경력에 작은 오점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됐다.

브라질은 오는 6월 6일 에콰도르와 월드컵 예선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가 안첼로티 감독의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 된다.

한편 안첼로티 감독의 후임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게 될 새 감독은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독일) 감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1연패를 이어온 바이에른 뮌헨의 아성을 깨고 레버쿠젠을 우승시키며 명장으로 발돋움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