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국 관세 145%에서 30%로 인하
미국과 협상 통해 관세 낮출 수 있다는 점 확인
“새 정부 빠르게 대응 전력 마련해 협상 추진해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하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재계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관세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이었는데 협상의 여지가 생겨서다. 

재계는 새 정부가 조속히 협상에 나서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한 부담도 완화해주길 바라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연합뉴스(EPA·AP)


◆미·중 관세 인하 합의…115%p 낮추기로

13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에 합의했다. 양국은 상호관세를 115%포인트(p)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중국 관세를 145%에서 30%로 낮춘다. 10%의 상호관세에 펜타닐 원료 수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관세 20%가 더해졌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를 기존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양국은 일단 90일동안 현재 관세율을 유지하고 경제, 통상 현안에 대해 추가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은 관세 전쟁을 벌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매기자 중국에서도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이후로도 서로 관세를 주고받으며 관세율이 100%를 훌쩍 넘겼으나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 이후 38일 만에 협상이 타결됐다. 

다만 90일동안 양국은 협상을 더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가 다시 145%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 그것은 디커플링(분리·탈동조화)이다”라면서도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현재 설정된 30% 관세보다 상당히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상호관세 인하 가능성 ↑…“품목별 관세 협상도 중요”

국내 재계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에 안도감을 표하고 있다. 현재는 유예상태지만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상호관세 25%를 부과했다. 또 철강·알루미늄·자동차에도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중국이 합의에 이른 만큼 우리나라도 협상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먼저 상호관세는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동안 적대 관계였던 중국과도 합의에 도달한 만큼 우리나라도 협상을 통해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내에서는 우리나라도 25%에서 최소한 중국과 같은 10%로 낮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하 합의를 통해 상호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대립각을 세웠던 중국과도 협상을 마무리했는데 동맹국인 우리나라도 상호관세를 충분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미·중 관세 합의에서 철강, 자동차는 제외됐지만 우리나라의 협상력에 따라 충분히 제품별 관세도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영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낮춘 바 있다. 영국은 미국에 소고기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10만 대에 대해 관세를 기존 25%에서 10%만 적용받는다. 

우리나라 역시 자동차, 철강 등이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만큼 관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바이오 등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를 예고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협상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재계 “새 정부서 협상 통해 기업 부담 낮춰야”

재계는 새 정부가 빠르게 구체적인 협상 전략을 마련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외교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제대로 된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달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협상에 나섰지만 성과는 가져오지 못했다. 

이에 재계 내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설 수 있는 6월부터는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올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협상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둬 국내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고 수출 부담도 완화해주길 바라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가 25%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국내 기업들은 미국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새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을 조속히 마련하고, 미국이 강력하게 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K-조선과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등을 통해 협상력을 끌어올려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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