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절연하라는 압박 이어져…윤 전 대통령 출당 요구도 분출
김문수 "계엄으로 고통 겪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
김문수 측 전광훈에 대해 "멀어질 이유 있나" 반문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관계 설정을 두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김 후보를 향해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라는 요구가 분출하는 가운데 김 후보는 과거 자신의 발언과 배치되는 입장을 내놓으며 중도층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전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민주당 측에서 극우 세력과 함께 한다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나 캠프 측은 “멀어질 이유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도 김 후보에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끓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3일 김 후보에 “불법 계엄 방관과 탄핵 반대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당을 절연하고, 자통당(자유통일당) 등 극단주의자들을 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의원 또한 “대선 승리를 위한 과감한 이별”을 주문했다.

   
▲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울산 남구신정시장 인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5.5.13 /사진=연합뉴스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김용태 의원 역시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한 뒤 윤 전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목요일 비대위원장에 정식 임명되면 말씀드리겠다. 저희 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며 당 차원에서 윤 전 대통령의 거취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후보 또한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채널A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이는 선거 판도를 좌우할 중도층 대부분이 계엄에 부정적인 여론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출당과 관련해서는 “본인의 뜻”이라며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있어 탈당을 하라고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을 져야한다”며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는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전 목사와의 연대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의병을 일으키듯이 광장에 나와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그런 분들하고도 소통하고 손을 잡아야 한다”며 전 목사와의 연결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와  전 목사는 5년 전 함께 자유통일당을 창당하는 등 정치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김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박종진 인천 서구을 당협위원장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두 분이 친하시지 않았나. 지금도 친한가”라는 질문에 “그때 친했는데 지금 이유도 없이 멀어질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김 후보는 (누구와도) 다 친하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전 목사가 어찌 됐든 탄핵 반대 운동을 이끌었던 분은 맞지 않느냐”며 “인정할 건 해야 한다. (전 목사가) 극우라고 하는데 극우라는 개념을 정확히 다시 잡아야 한다. 폭력을 행한 적은 없지 않느냐”며 옹호했다.

다만 김 후보는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던 건 본인과 광화문 세력 덕분’이라고 주장한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난 당원들이 밀어줘서 후보가 된 것”이라며 “전 씨는 당원이 아니지 않나”라고 즉각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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