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 프라이빗 라운지 개관
현대건설, '압구정 현대' 정체성 계승 위해 상표권 출원
압구정2구역, 내달 시공사 선정 입찰…양사 맞대결 주목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서울 강남구 일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일정이 다가오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일찌감치 물밑 경쟁에 나섰다. 올해 초 용산구 일대 한남4구역 재개발에 이어 곧바로 성사된 양사 간 맞대결에 벌써부터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삼성물산, 현대건설 CI./사진=각 사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개관했다.

삼성물산은 이 라운지에 대해 “단순 브랜드 홍보를 넘어 비교 불가의 상징성을 지닌 지역의 품격과 위상을 한 차원 끌어올린 혁신적인 청사진을 공유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라운지에서 향후 주택 단지 모형도와 설계 개요 등 차별화된 기술과 사업 경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영상과 프리젠테이션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이 라운지를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세계 최고 높이 1위인 아랍에미리트(UAE) 부르즈 할리파(828m),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빌딩(679m) 등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을 비롯해 넥스트홈, 층간소음 저감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삼성물산은 향후 정비사업에도 이 같은 혁신 기술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관람객들과 소통 및 고객의 소리(VOC) 청취를 통해 ‘세계 최고의 주거명작’이라는 상징적 비전을 본격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브랜드와 사업 지역에 걸맞는 독보적 가치와 품격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만의 대체 불가능한 역사와 자산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월 ‘압구정 현대(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우선심사를 진행해왔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특허청으로부터 기등록 상표와 유사성에 대한 보정을 요하는 의견제출통지서를 접수했다. 의견제출통지서는 심사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할 경우 이에 대한 의견과 자료를 보강하기 위해 추가되는 절차다. 상표권이나 특허 출원 품질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1975년 착공 이후 명실상부 최고의 아파트로 자리매김하며 고급 주거단지의 대명사로 여겨져왔다”며 “5층 아파트가 주를 이루던 1970년대, 현대건설은 획기적인 설계와 첨단 시공기술, 선진공법을 집약해 한강변 15층 높이에 대단지 스카이라인을 그려냈다”고 했다.

이어 “지난 50여년간 주거문화의 트렌드와 ‘잘 사는 것’의 기준이 끊임없이 변화해왔음에도 고유한 삶의 철학과 생활의 가치를 유지하며 대한민국의 상징적 주거단지로 명맥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 출원 절차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위해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압구정 현대’ 명칭이 묻나으로 사용되거나 혼용되는 불상사를 방지하는 한편 고유의 자산 가치 전승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상표권 등록 이후 명칭에 대한 권리를 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찌감치 출사표를 내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동시에 선전포고에 나선 모양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올해 묘한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 1월 서울 용산구 일대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를 두고 맞붙은 바 있다. 지난 2007년 이후 18년 만에 펼친 맞대결에서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1승을 거뒀다.

‘래미안’ 파워를 앞세운 삼성물산과 ‘압구정 터줏대감’ 자리를 노리는 현대건설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이번 수주전 승자가 누가 될지 벌써부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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