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도 주요 석유화학업체들 적자 기록
비핵심사업 정리해 포트폴리오 재정립하고 자산도 매각
업황 부진 이어지면서 당분간 몸집 줄이기 작업 지속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장기 불황에 직면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면서 고수익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고, 자산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당분간 석유화학업황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석유화학업계의 몸집 줄이기 작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는 올해 1분기에도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LG화학은 1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56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210억 원에 비해 적자가 확대됐으며,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1분기 영업손실 1266억 원을 보였다. 전년 동기 1353억 원 적자에서 적자폭이 축소됐으나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1분기 91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7억 원 적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으며, 2023년 4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석유화학업계는 수요 부진에 시달리면서 적자가 장기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가 중국의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탓이다. 업계 내에서는 당분간 석유화학업체들이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에 석유화학업체들도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상태다. 먼저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LG화학은 수처리 사업 매각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진출한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과감하게 매각에 나섰다. LG화학은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다. 

LG화학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몇 년 간 계속 포트폴리오 인앤아웃에 대해서 전략적으로 선제 실행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성장 축으로 하고,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중장기 성장이 정체되거나 사업 시너지가 부족한 영역에 대해서는 포트폴리오 구조를 재정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도 범용 제품 비중을 낮추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해외 법인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파키스탄 법인 LCPL은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7~8월경에는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해외 자산의 추가 매각과 지분 매각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해외 자산 위주로 경영권 포함 매각이나 일부 지분 매각, 민자 유치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현재 인도네시아 법인인 LCI 지분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부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면서 장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여수 유휴부지를 한화에너지와 여수에코에너지에 매각하면서 362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도 울산 부지를 판매해 1602억 원을 벌여 들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역시 여수공장 직원 사택을 폐쇄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석유화학업체들이 사업이나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그만큼 업황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석유화학업체들의 몸집 줄이기 움직임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물론 중동에서도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공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업황 부진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석유화학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스페셜티를 통해 사업을 고도화하고, 불필요한 자산도 정리하면서 현금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물론 향후 2~3년 간은 수익 구조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며 “향후 필요 시 인력 구조조정 움직임도 본격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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