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이번 시즌 FA 영입생으로 큰 기대를 받았던 엄상백이 거듭된 부진 끝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한화 이글스는 16일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투수 엄상백의 등록을 말소하고, 대신 투수 이태양을 1군 등록했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SSG 랜더스의 경기는 우천 취소됐다.

엄상백은 지난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해 한화와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했다. 한화는 엄상백을 영입함으로써 선발 투수진 전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엄상백은 이적 첫 시즌 제 몫을 못 해내고 있다. 8경기 등판해 1승밖에 못 올렸고, 4패를 안았다. 평균자책점이 6.68(32⅔이닝 24실점)이나 된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도 단 한 번뿐이었다.

   
▲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엄상백. /사진=한화 이글스 SNS


한화는 올 시즌 돌풍의 팀이 됐다. 8연승을 한 차례 했고, 얼마 전까지 12연승도 질주했다. 시즌 초반 최하위까지 떨어졌다가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번 주중 두산 베어스와 3연전을 모두 패하며 LG 트윈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현재 순위도 2위로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화 돌풍의 배경은 강력한 선발진이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두 외국인 원투 펀치에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으로 꾸려진 선발진은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한화 선발진 가운데 엄상백만 부진한 피칭이 이어졌다. 거액의 FA 영입생이 부진하자 한화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엄상백 스스로도 부담감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엄상백이 15일 두산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조기 강판되고, 한화는 2-8로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이에 김경문 한화 감독은 엄상백과 면담을 가진 후 2군행 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엄상백에게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하루 이틀 푹 쉬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재정비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한두 차례 로테이션에서 빠지는 엄상백은 일단 열흘 후 1군 복귀할 예정이다. 엄상백이 빠진 선발 공백은 황준서가 메우는 것으로 내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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