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양대 외국계은행(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급증을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이익 등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이 감소한 반면, 비용이 급감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흑자 성적표에도 불구 영업활동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 은행은 올해 1분기 194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지난해 같은 기간 1141억원 대비 약 70.3% 성장했다. SC제일은행이 111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408억원 대비 약 174.3% 폭증했고, 한국씨티은행이 733억원에서 824억원으로 12.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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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양대 외국계은행(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급증을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이익 등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이 감소한 반면, 비용이 급감하면서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흑자 성적표에도 불구 영업활동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우려가 제기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한국씨티은행 제공 |
우선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배상액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배상액으로 1329억원을 일회성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하면서 실적 급감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배상액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순이익 성장세가 유독 두드러졌다.
이자이익의 경우 고객여신 규모 증가에도 불구, 순이자마진(NIM) 하락 여파로 전년 동기 3216억원 대비 약 4.5% 감소한 3073억원에 그쳤다. 비이자이익도 자산관리 부문의 판매수수료 하락, 외환·파생관련 이익 감소로 전년 동기 990억원 대비 약 11.1% 줄어든 880억원에 그쳤다.
다만 1분기 비용은 철저한 관리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2282억원 대비 약 1.0% 개선된 2260억원으로 집계됐다. 충당금전입액은 티몬·위메프 사태에 따른 충당금 추가 적립 여파로 전년 동기 150억원에서 약 118.0% 급증한 32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손충당금적립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4%포인트(p) 상승한 211.24%를 기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비이자 호조세에도 불구 이자부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1분기 총수익은 26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2987억원 대비 약 10.1% 감소했다. 비이자수익은 외환·파생상품·유가증권 관련 수익 등 기업금융에서 호조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928억원 대비 약 37.7% 급증한 127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금융은 대출자산 감소 및 NIM 하락 여파로 전년 동기 2059억원 대비 약 31.6% 급감한 1408억원에 그쳤다.
1분기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9.2% 줄어든 155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비용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324억원 대비 약 82.3% 급감했다. 소비자금융 부문의 대손비용이 감소한 덕분이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66.8%를 기록해 253.2% 대비 약 13.6%p 상승했다.
한편 수익성 지표는 양사 모두 개선됐다.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의 경우, 한국씨티은행 0.72% SC제일은행 0.51%를 각각 기록해 약 0.02%p 약 0.32%p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의 경우 한국씨티은행이 약 0.90%p 상승한 5.92%, SC제일은행이 약 5.14%p 상승한 8.23%를 각각 기록했다.
자산건전성은 희비가 엇갈렸다. SC제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1분기 21.10%에서 올해 1분기 19.08%로 약 2.02%p 악화된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32.74%에서 34.74%로 약 2.00%p 개선됐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경우 SC제일은행 15.90%, 한국씨티은행 33.71%를 각각 기록해 감독당국의 요건을 상회했다.
여기에 금리상승과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가계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은 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SC제일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약 0.02%p 개선된 0.41%를 기록한 반면, 한국씨티은행은 약 0.29%p 상승하면서 1.38%까지 치솟았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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