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김문수’ ‘이재명 대 이준석’ 구도 지지율 격차 큰 차이 없어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때 이 후보 지지자 30%는 이재명 지지로 이탈
李, ‘보수 상징’ 자리매김 기회나 지지율 10% 미만 등 전략적 판단할 듯
[미디어펜=김소정 기자]6.3 대통령선거를 16일 남겨둔 18일 발표된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9.2%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6.4%,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9.4%를 기록했다. CBS노컷뉴스가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16~17일 진행한 결과이다. 

그런데 최근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이준석 후보가 각각 양자대결했을 경우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큰 차이가 없다는 여론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국갤럽이 뉴스1의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대결 시 ‘이재명 대 김문수’ 구도에선 55% 대 39%, ‘이재명 대 이준석’ 구도는 54% 대 32%로 집계됐다.

이는 이재명 후보와 맞붙을 후보에겐 다자대결 때 나온 순위와 무관하게 거의 비슷한 표심이 움직였다는 결과다.
 
   
▲ 개혁신당 이준석 대통령 후보가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패션거리에서 유세하고 있다. 2025.5.17./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 제공]

특히 김문수·이준석 두 후보가 단일화했을 경우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던 유권자 가운데 30%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빠져나갈 것이란 결과도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 이준석’ 양자대결일 때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 중 64%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고, 9%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 김문수’ 양자대결일 땐 이준석 후보 지지자들 중 55%는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지만 30%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금까지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 만약 이 후보가 후보사퇴를 하고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를 할 경우 이 후보의 뜻을 좇아가는게 아니라 이탈할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다. 

이번 대선 막판 변수는 역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여부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최근 들어 김문수 후보를 겨냥하는 발언을 많이 내놓고 있다. 이준석 후보측은 18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면서 끝내 사죄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적반하장의 언사로 국민을 또다시 모욕했다”면서 “김문수 후보도 12월 3일 계엄 음모가 드러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윤 전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입바른 소리를 낸 적이 없다. 윤석열에겐 충신일지 모르나 국민에게는 간신일 뿐”이라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16일 충남 단국대 천안캠퍼스를 찾았을 때 “이제 나이가 있는 전통적 보수층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견제할 수 없다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때”라면서 “국민의힘 당 지지율에서 확장을 못하고 있는 김 후보에게 얼마나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인가. 시간이 없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하루빨리 젊은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이준석에게 표심을 몰아주면 선거 분위기가 살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가 가능하다. 젊음으로 승부할 수 있는 판갈이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사실 선거에서 후보 단일화란 2, 3위의 후보가 단일화를 이뤄낼 때 1위 후보와 격차를 좁힐 가능성이 클 때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를 할 경우 단순히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친 표를 기대해선 안되고, 누구로 단일화되어야 지지율이 덜 빠져나갈지를 고려해야 하므로 쉽지 않은 과제이다. 

더구나 현재 김문수 후보는 탈당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나 당내 한동훈계를 끌어안아야할 과제가 더 시급한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와 단일화를 언급할 겨를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좀 더 여유있는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를 번갈아 비판하면서 단일화 기회를 엿보는 모습니다. 

결국 후보 단일화 추진 여부는 이준석 후보의 전략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40%대에 갇혀버려 한번 추격해볼 만할 때, 단일화 추진으로 ‘보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때, 그리고 끝내 자신의 지지율이 10%를 넘지 못해 선거비 보전을 받을 수 없게 될 때에도 생각해볼 수 있다.
        
   
▲ 18일 서울 도봉구 도봉119안전센터 인근 도봉산 등산로 초입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선거운동원들이 등산객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8./사진=연합뉴스

선거비용 제한액 범위 안에서 사용한 선거비용은 후보가 당선되거나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을 득표한 경우 기탁금 3억원을 포함해 전액 보전받는다.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인 경우에는 사용한 선거비용의 절반만 보전받을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에 사용할 투표용지를 25일부터 인쇄한다. 즉 24일까지 단일화 결단을 내려야 투표용지에 물러나는 후보자의 '사퇴'를 표기할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에 있어서 단일화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서 “만약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강성 보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단일화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젊은층이나 무당층에겐 오히려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는 양날의 검"이라며 "자칫 세력이 정리된 보수 내부에 휘둘릴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평론가는 “이준석 후보로선 대중이 찾는 ‘다른 보수’의 상징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단일화에 참여할지 말지보다 그 과정을 어떻게 관망하고 타이밍을 잡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즉 왜 나는 단일화에 안 끼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와 명분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