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 회복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와 정비비, 항공기 도입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로 돌아서는 항공사가 속출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3조9559억 원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3509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44% 줄어든 1932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정비비 확대, 고환율에 따른 조업단가 및 연료비 상승 등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총 16대의 항공기를 도입했으며, 이 같은 투자는 장기적 공급 확대와 서비스 고급화를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여객 수요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5월 황금연휴를 필두로 동남아, 중국, 일본 등 주요 노선의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부정기편과 신규 취항지 확대 등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화물 부문에서는 미국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항공화물 변동성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모니터링 및 적시에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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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A321네오 항공기./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4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7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정비비 증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운항비용·유류비 증가가 손실의 주요 원인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부터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 확대에 집중한다. 뉴욕 노선에 A380을 투입하고, 체코 프라하 신규 취항 등으로 유럽 노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화물 부문은 전자상거래, 반도체 장비, 자동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 위주로 운송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계절 수요와 관세 이슈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CC(저비용항공사)들도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했지만, 고환율과 정비 투자, 기재 도입비용 등의 부담이 커지면서 전반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제주항공은 1분기 매출 3847억 원, 영업손실 326억 원, 당기순손실 327억 원을 기록했다. 운항편수 축소와 인력 확대 등 운항 안정성 확보에 집중한 가운데, 항공기 임차료와 정비비 등 달러 기반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리스 반납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연간 14% 수준의 운용비 절감을 도모하는 한편, 일본·동남아 노선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매출 4466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36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중장거리 노선 확장과 신규 항공기 도입, 인력 투자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줬고, 고환율에 따른 유류비 상승도 타격을 키웠다. 회사는 향후 전 세계 노선 다변화 전략을 통해 장기적 체질 개선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진에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40.8% 줄어든 583억 원, 매출은 4178억 원으로 2.9% 감소했다. 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와 환율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진에어는 인천이시가키지마·칭다오, 부산나고야·울란바토르 등 신규 취항 노선과 탄력적 공급 조정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화재로 인한 기재 손실과 운항 축소 영향으로 1분기 매출 2496억 원, 영업이익 40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3%, 43.4% 감소했다. 특히 12월 성수기에 기재 부족으로 수익 기회를 놓치면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에어부산은 부산울란바토르, 옌지 노선 증편과 일본·중화권·동남아 노선 확대를 통해 하반기 회복을 도모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항공 수요가 회복세에 들어선 상황에서 각사별 투자비용이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이 흔들렸다"며 "향후에는 기재 전략 재조정, 노선 효율화, 고부가가치 화물 확대 등으로 다시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환율 기조가 지속될 경우 항공기 임차료, 정비비, 유류비 등 항공사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환율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고 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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