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검정콩 대비 이소플라본 등 항산화 물질 월등
‘소만’ 추출물, 뇌종양·유방암·피부암 암세포 증식 억제
내년부터 종자보급처 확대, 식품 산업화에 협력 기대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쌀 수급 안정과 국산 콩 소비 확대를 위해 기능성 콩 품종 개발 연구를 진행해 온 농촌진흥청이 새롭게 개발한 검정콩 품종 ‘소만’에 항산화 물질이 많아 기능성이 월등히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소만’은 이른바 약콩으로 불리는 작은 종자로 ‘크기는 작지만, 기능성이 가득 찼다’와 24절기 가운데 ‘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라는 의미(小滿)를 담아 명명했다.

   
▲ 생산성·기능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 검정콩 ‘소만’ 품종 소개./자료=농진청


농진청에 따르면, ‘소만’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 가운데 안토시아닌 함량은 기존 검정콩 품종인 ‘청자5호’ 등과 같은 수준이나, 재래 검정콩보다는 2.8배가 많으며, 암 예방 효과가 알려진 이소플라본 비배당체 함량은 재래 검정콩 대비 2.9배 많다는 연구 결과다.

현재 국내에서 콩은 종자가 크고 가공성이 우수한 서리태라고 불리는 ‘청자5호’가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소만’은 디지털 육종 기술로 개발돼 기계수확이 가능하며, 이미 암 예방 효과가 알려진 이소플라본 비배당체 함량이 높아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연구진이 동아대학교 이종호 교수팀과 공동으로 ‘소만’에 함유된 항산화 물질의 실제 효능을 연구한 결과, 암세포 증식과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소만’ 추출물을 뇌종양, 유방암, 피부암 3종 암세포에 처리했을 때, 무처리에 비해 뇌종양 세포 수는 52.2%, 유방암 세포 수는 40.6%, 피부암 세포 수는 58.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실험에서도 ‘소만’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 쥐의 피부암 종양 부피가 무처리보다 72.3% 작았고, 무게도 64.7% 적게 나가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났다는 평가다. 

농진청은 이번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안티옥시던츠(Antioxidants)’(IF 6.0)에 게재하고 관련 내용을 특허로 출원했다.

한편 ‘소만’은 우수한 기능성 못지않게 수량성과 재배 안정성도 높아 산업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분자표지(마커)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육종 기술로 개발돼 낟알이 잘 떨어지지 않는 특성(내탈립성)을 갖춰 기계수확에 유리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이에 농진청은 올해 현장 실증사업을 통해 내년도 산업체 연계 평가에 쓸 원료곡을 대량 확보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를 위해 업체와 농가의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산업화 연계를 위한 원료곡 17톤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농산업체, 의료·건강 기능식품업체 등과 지속해서 협력해 산업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 환자식, 고령친화식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생산한 보급종은 내년부터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보급될 계획이다. 현재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에서 ‘소만’을 소포장 단위로 일부 판매하고 있다. 

곽도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소만’의 기능성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다양한 건강 기능성 식품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육종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콩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해 국산 콩의 새로운 수요 창출과 소비 확대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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