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미디어펜 이미미 기자] “소주는 이제 교민 전용 술이 아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의 말이다. 하이트진로가 필리핀 시장에서 현지 대중화에 성공하며 진로 소주가 현지인의 일상에 뿌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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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1일 필리핀 마닐라 기자 간담회에서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이사가 발표하고 있다/사진=하이트젠로 제공 |
하이트진로는 지난 21일 필리핀 마닐라 애드미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지화 성과를 공식 발표했다.
2013년 필리핀 교민 수는 약 8만 8000명에서 2023년 3만4000 명으로 61%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량은 오히려 약 3.5배 증가했다. 관세청 무역통계 기준 필리핀 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6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일리큐르 중심에서 일반소주 중심으로 소비 구조가 전환된 것이다. 2021년 과일리큐르 비중은 61%였으나, 2024년 일반소주 비중이 68%로 역전되며 한국식 음주문화가 현지에 정착됐다는 평가다.
◆진로, 현지화 ‘3단계 전략’… 다음은 로컬 식당 공략
하이트진로는 2019년 7월 마닐라에 현지 법인 ‘하이트진로 필리핀(Hitejinro Philippines)’을 설립하고, 필리핀 소주 시장 진출 이후 줄곧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약 6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지 최대 유통사 PWS와 S&R, 세븐일레븐, SM그룹 등과 협력해 필리핀 전역에 유통망을 구축하고 가정 채널 판매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회사 관계자는 “진열이 아닌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의 소형 구멍가게(사리사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가정채널에서 진로를 찾아볼 수 있으며, 한국식당 판매율은 100%에 달한다. 회사는 다음 단계로 필리핀 로컬 식당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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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1일 필리핀 마닐라 기자 간담회에 커피X진로(소주) 콜라보 제품 시음장이 마련됐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
◆한류 넘어선 제품력… 필리핀 ‘국민 소주’ 된 배경
하이트진로 소주가 필리핀 내 ‘국민 소주’로 자리 잡은 배경엔 한류 인기뿐만 아니라, ‘제품력 기반의 재구매’가 중심축 역할을 했다. 김인규 대표는 “한류 콘텐츠가 소주를 알리는 역할을 했다면, 소비자들이 진로의 맛과 품질을 신뢰하고 재구매하는 구조로 전환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시장은 전통적으로 브랜디와 맥주 중심이었으나,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깔끔한 맛과 낮은 도수로 브랜디 소비층을 소주로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맥주는 한 회사가 시장 점유율 95%를 지키고 있지만, 소주의 경우에는 현지 저가 소주 브랜드 ‘SO NICE’ 등 경쟁 제품의 영향이 미미할 정도로 하이트진로 제품이 인기다. 회사는 “단순히 한류 영향이 아니라 맛과 품질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두 자릿수 성장, 동남아 확장”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소주 시장이 대중화에서 일상화 단계로 전환되는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두 자릿수 성장 목표를 세웠으며,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6년 소주 세계화 선언 이후 약 2.3배의 성장을 기록했다”며, “향후에도 현지 소비 중심의 전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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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21일 필리핀 마닐라 기자 간담회에서 하이트진로 필리핀 국동균 법인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
[미디어펜=이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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