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고객사 우려 해소…투자자 편의성 상승 및 주주가치 보존
추가 수주 및 투자 유치에도 유리…생산시설 확장 속도 기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 집중에 나선다. 이번 분할을 통해 각사는 CDMO(위탁생산개발)사업에 및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하며 전문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2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해 CD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고 밝혔다.

이번 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독립적인 성장 전략을 펼치고 R&D(연구개발) 및 투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이점은 고객사의 우려해소가 꼽힌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영위했다. 이로 인해 위탁생산을 맡긴 글로벌 제약사 고객들은 기술 유출과 경쟁사 지원에 대한 우려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분할로 CDMO 고객사들의 신뢰감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글로벌 고객사 확보 및 추가 수주에 있어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외에도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환경 대응도 이번 분할에 결정적 이유로 보인다. 최근 미국의 관세 등 통상 환경이 변화되고 약가 인하가 논의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동시에 보유해 지적받던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월 기준으로 누적 수주액이 3조 원을 상회했다. 지난 26일에도 유럽과 아시아 소재 제약사와 CMO(위탁생산)계약 2건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각각 유럽 제약사와 2420억 원, 아시아 제약사와 1985억 원 등의 규모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액은 5조4035억 원이었다. 올해까지 수주액은 이미 지난해의 60% 규모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분할은 수주 행보에 장기적으로 긍정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할 전후 지배구조./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동시에 분할을 통해 각 사업의 정체성이 명확해지면서 시장에서 사업별로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밝혔듯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 구조가 다른 두 사업에 동시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감소하고 각 사업의 성장성과 불안요소를 분리해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분할은 인적분할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이 양사 주식을 분할 비율에 따라 모두 받아 주주가치 훼손이 없다.

분할은 수주 외에도 외형 확장을 겨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포트폴리오에도 긍정적이다. 이해상충이 해소된 구조에서 투자자와 파트너사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이를 통해 신규 투자 유치 혹은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생산시설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사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는 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송도 제 5공장 가동을 통해 총 78만4000ℓ의 글로벌 톱티어 역량을 보유 중이며 추가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 5공장을 필두로 송도 제 2캠퍼스를 짓고 있다. 제 2캠퍼스까지 완공할 경우 생산역량은 132만4000ℓ로 글로벌 CDMO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JPMHC)에서 제 6공장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제 6공장은 18만 ℓ규모로 전해졌으며 준공 시기는 오는 2027년 무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 6공장의 생산능력까지 더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규모는 96만4000ℓ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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