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0일 여성의 신체를 언급하며 원색적 표현을 쓴 데 대해 당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모든 책임은 저 이준석에게 있다”며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으로 이는 탈당 등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메일에서 “3차 TV 토론 중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며 “제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욱 절제된 자세로 임하겠다. 제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제 발언으로 인해 혹시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가 남아있진 않을까, 그로 인해 우리의 열정이 꺾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여러분의 마음을 다시 모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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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5.29./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사퇴와 국회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사실을 기반으로 누군가의 의혹을 검증하고, 공익적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정치적 보복의 방식으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제명을 거론한다는 것은, 결국 이준석이라는 싹을 지금 밟아버려야 자신들이 편해진다고 믿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위축되지 않겠다. 그러나 이 싸움은 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다. 여러분의 지지와 연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최근 불거진 계엄 사태는 기득권 양당 체제의 한계를 또다시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국민은 이제 다른 선택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준석과 개혁신당이 15%를 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다”며 “개혁신당과 제가 대한민국 정치에서 일정한 자리를 확보하고 책임 있는 견제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꼭 한 번만 더 힘을 보태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논란은 이준석 후보가 지난 27일 후보 TV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해 폭력적인 표현을 묘사하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여성 혐오에 해당하느냐”고 질문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 후보가 언급한 표현은 과거 이재명 민주당 후보 아들이 인터넷 도박 사이트 게시판에 적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권 후보는 “취지를 모르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가 이 후보가 재차 묻자 “성적인 학대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동의하시냐”는 이준석 후보의 물음에 “시간과 규칙을 지키면서 질문하시라”며 '즉답을 피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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