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진보 진영의 대표 스피커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작가)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에 대해 여성 노동자 출신 신분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설 여사가 남편을 잘 만나 신분 상승을 했는데, 대선 후보 배우자까지 되자 정신을 못차린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유 전 이사장은 “김문수는 할배다. 할배가 대선후보가 된 건 사고다. 한덕수로 작업하다 작업 공정이 잘못돼 완성품이 안 나오고, 중간 제품이 그냥 시장에 나온 것”이라며 김 후보를 깎아 내렸다. 이어 “설난영 씨는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고, 김문수 씨는 학출(대학출신) 노동자였다”며 “국회의원 사모님, 경기도지사 사모님이 되자 남편을 우러러봤을 것이고,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이 사람 지금 공중에 떠 있다.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30일 유 작가에 대해 비판 총공세를 폈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자 대통령후보도 비판 메시지를 냈으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대 노총도 유 작가를 향해 “차별 발언을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국민의힘은 “유시민 씨는 대한민국 여성을 학력, 직업에 따라 계급화하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평범한 오늘을 투쟁적으로 살아가는 모든 여성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유 전 이사장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저승에서 벌떡 일어나실 일 아니냐. 남편 따라, 학력 따라 여성의 지위 가르는 낡은 시대 이재명 추종자”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문수는 청력을 잃는 고문 속에도 작가님의 동생 유시주와 함께 동지의 이름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 또 송파 보안사 앞에서 남편 김문수와 유시민의 동생을 돌려보내 달라 울부짖던 설난영이 있었다”면서 “반평생 함께한 민주화 동지들 손을 한 줌 권력 앞에 놓아버리니 마음이 편하냐”고 말했다. 

권영국 후보도 이날 유 전 이사장 비판 대열에 함께했다. 그는 “노동자에 대한 멸시와 엘리트주의이다. 노동자들을 무지한 존재,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면서 “유시민 씨에게 여성을 노동운동의 조연으로 치부할 자격은 없다. 이는 여성을 주체적이지 않고 판단 능력조차 없는 존재로 조롱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설난영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여성 일반에 대한 힐난이고 여성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도 SNS에 유 전 이사장에 대해 “학벌주의와 여성 비하에 가까운 저급한 언어로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이다. 계급주의적 비하이고, 그 속엔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멸시와 오만이 배어 있다”면서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을 지낸 그가 결국 노무현 정신을 단 한 줌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욱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문수 후보는 SNS에 “노조 회의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던 날이 아직도 기억난다. 독립적이고, 소박하고, 강단 있는 모습이 참 멋졌다”면서 “제 아내 설난영 씨는 25세에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될 만큼 똑 부러진 여성이었다.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돕기 위해 탁아소를 운영한 열정적인 노동운동가였다. 네가 2년반의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묵묵히 곁을 지킨 강인한 아내였고, 서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하나뿐인 딸 동주를 바르게 키워낸 훌륭한 엄마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유 전 이사장 발언 논란이 커지자 신중한 발언을 당부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상황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민주·진보 진영 스피커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특정인 발언에 대해 말씀드리기보다 선대위는 민주·진보 진영 스피커가 신중을 기해야겠다고 알려드리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