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전 대출 여력 차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정책이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금리를 올려 대출을 조이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선 대출한도와 만기를 확대해 규제를 다소 완화하고 있다. 

   
▲ 다음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정책이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비대면 주담대 가산금리를 0.17%포인트(p) 인상했다. 이번 인상은 시장금리를 반영한 변동금리 인상이 아닌, 가계대출 수요 조정을 위한 가산금리 인상이라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인상 대상은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 가운데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주기형과 혼합형 상품으로, 금리는 기존 연 3.70%에서 3.87%로 높아졌다. 또한 국민은행은 같은 날 그동안 150건 정도로 제한했던 비대면 주담대 1일 접수 한도를 500건 이상으로 늘렸다.

반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현재 30년인 주담대 최장 만기를 지역이나 자금 용도 등에 관계없이 40년으로 연장했다. 만기 연장은 DSR 규제 등을 고려할 때 대출 한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또 지금까지 서울 지역에서는 대출 실행 당일 집 주인(임대인)이 바뀌는 조건의 전세대출을 내주지 않았지만, 이 규제도 없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를 통해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하나원큐아파트론'의 한도를 10억원으로 늘렸다. '하나원큐 주담대' 한도 또한 5억원에서 7억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 2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축소했던 한도를 4개월 만에 원상복구한 것이다.

은행들의 대출정책이 저마다 다른 것은 3단계 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 여력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규제 전 대출 막차 수요를 우려한 은행에선 대출 문턱을 높여 수요가 몰리는 것을 경계하고,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다고 판단한 은행에선 조건을 완화해 공격적인 대출영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된다. 지방 주담대에 대해서는 올해 12월까지 2단계 스트레스 금리인 0.75%가 유지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3단계 적용 시 1억원 차주가 5년 혼합형 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한도는 규제 전 대비 약 3300만원 가량 줄어든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3%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가계부채 규제 강화를 앞두고 막차 수요를 자극해 대출증가세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956억원으로 전월 말(743조848억원)보다 4조2108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이 592조5827억원으로 3조1527억원 늘었고, 신용대출도 102조4931억원으로 1조815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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